한국은행은 대구 주택시장 약세 흐름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발표한 '최근 대구지역 주택시장 동향 및 리스크 점검'에 따르면 대구지역 주택 매매 가격이 2021년 11월 이후 하락 전환해 2023년 1월까지 10.7% 하락하며 전국 평균 하락률 5.2%의 두 배를 넘었습니다.
월별 주택매매거래량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2년 12월 1,212건으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월평균 3,893건을 크게 밑돌았습니다.
대구지역 미분양 물량은 1월 기준으로 1만 3,565가구로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았고 전국 미분양 물량 7만 5,359가구의 18% 수준입니다.
아파트 경매낙찰가율도 주요 광역시 가운데 가장 낮아 주택매수심리 또한 매우 약합니다.
여기에다 2023년 대구는 엄청난 입주 물량이 예정돼 있어 부정적인 요인이 될 전망입니다.
2023년 대구에는 3만 6,059가구의 신규 아파트가 입주할 예정이어서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공급 물량이 1만 6,428가구였던 점을 고려하면 공급 과잉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대구는 2024년에도 2만 1,670가구가 예정돼 있습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1년 넘게 이어지는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 속에 원자재 가격 및 근로자 임금 상승 등 건설비용 증가에 따른 분양가 상승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분양시장의 가격 이점(매매가-분양가 갭)을 누르고 있어 앞으로 대구에서 미분양 물량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경기 부진은 지역 건설사에도 리스크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전국 시공 능력 평가 100위 안에 있는 대구 건설사 두 곳의 주요 재무지표를 살펴봤는데 유동비율, 부채비율, 영업이익률 등이 2021년 중반 이후 나빠지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두 기업 모두 지난해 미청구 공사와 공사 미수금이 큰 폭 증가하며 향후에도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부동산 경기 부진이 장기화할 경우 건설사의 공사대금 회수가 지연되면서 운전자금 부족에 따른 외부 차입 규모 확대, 매출채권 대손 처리 등으로 현금 흐름 악화, 부채비율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최근 전셋값도 하락해 수분양자들이 임대 보증금을 통한 분양 잔금 지급이 어려워지자 입주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지역 건설사 현금 흐름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국은행은 대구 금융권의 잠재 리스크는 대출 관리 노력 등을 감안할 때 단시일 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다른 지역보다 취약성이 다소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