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지역 시민단체가 단체장의 관사 운영을 강하게 비판하자,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뒤늦게 관사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도청 신도시의 개인주택을 구하면 지금의 관사에서 나가겠다고 밝혔는데, 이도은 기자가 실현 가능성을 따져봤습니다.
◀기자▶
이번에 선출된 전국의 광역단체장 대다수가 관사를 이용하지 않고 자택에서 출퇴근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당분간 관사에서 지낼 예정입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관사로 사용하고 있는 '잡아센터'입니다. 도청 뒷편에 위치해 있는데, 이 중 일부를 관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자리를 뜻하는 영어 '잡(job)'과 어린이 '아(兒)'자를 합친 '잡아센터'는 일자리와 출산율을 늘리자는 의미지만, 원래는 대외통상교류관으로 2017년 준공된 건물입니다.
모두 71억 원이 투입됐는데, 전체 시설의 1/5 가량인 174제곱미터, 약 53평이 5년째 도지사 관사로 이용 중입니다.
최근 지역의 한 시민단체는 단체장 관사가, 대통령이 단체장을 임명하던 관선 시절의 유물로 민선 시대와 맞지 않는다며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
"(관사가) 구시대의 유물이고 권위주의의 어떤 상징적인 부분이고, 최근에 와서는 행정 혁신의 부분이 관사를 폐지하는 건데, 그런 측면에서는 관사 폐지가 이뤄질 필요가 있고요."
관사에 대한 비판이 일자, 이철우 지사는 도청신도시 내 개인 주택을 짓거나 구입한 뒤, 관사를 폐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단, 개인 주택을 구할 때까지는 관사에 살면서 사용료를 지불하겠다고 덧붙였는데,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도청신도시 부동산▶
"단독주택 하나 짓는데,(건축 자재비 상승으로)이미 금액이 6~7억 원이 되고 은행 금융 비용이 매달 최소 5백 정도 들어갈 수 있는 거에요. 이자도 훨씬 더 올라갔거든요. 그래서 여기 지금 집을 못 짓고있는 거예요."
수익성이 떨어져 신도시 1단계 단독주택 조성이 더딘 만큼, 지역 부동산 업계에선 이 지사 측의 계획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관사에서 가장 빨리 나갈 수 있는 방법은 경북도개발공사가 소유한 한옥 단독 주택을 구입하는 겁니다.
모두 3채로 약 30평 규모인데, 현재 공사 측이 매각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한편, 경북 북부 9개 시장, 군수 관사는 2018년까지 모두 매각됐거나 주민 복지 시설로 용도를 변경해 활용중입니다.
MBC뉴스 이도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