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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하인드] '꼭꼭 숨기던' 홍준표 시장 관사···주방에 들인 돈만 1,400만 원?

홍준표 대구시장의 관사 비용이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관사 문제를 보려면 전임 권영진 시장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전임 권영진 대구시장은 면적 99.9㎡ 규모의 수성구 아파트에 살았고, 대구시가 2016년 매입한 것입니다. 홍준표 시장은 당선일 당시부터 전임 시장이 살던 집이 아닌 다른 곳에 살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남구의 아파트에 관사를 마련했습니다. 면적이 137㎡입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기존 집을 두고 대구시장이 된 뒤 대구에 관사를 마련하겠다고 하니 여러 말들이 나왔습니다.

현 정부가 인수위원회 단계부터 공직자 관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만큼, 대구시가 기존 관사를 어떻게 처리할지 관심이 쏠렸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안철수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해 선출된 시·도지사가 자기 집에 살지 않고 관사에 살 이유는 없다"며 "이제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이런 공간은 싹 다 정리하고, 본인 집에서 살게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전국 지자체에 관사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관사 운영 개선 권고안을 보냈습니다. 그렇지만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 모든 것을 무시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관사'는 옛말···홍 시장은 '관사 부활' 후 정보 '비공개'
홍준표 대구시장은 다른 지역에서는 옛말이 된 관사를 스스로 부활하면서 관련 정보 공개하기를 거부해 왔습니다. 그래서 뉴스민 천용길 기자가 정보공개 청구 소송을 통해 해당 내용을 취재하게 된 것입니다. 법원의 확정판결은 지난 1월 4일에 났습니다. 대구지방법원이 2023년 12월 대구시에 홍준표 대구시장 관사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 내용을 공개하라는 판결을 했고, 대구시가 항소를 포기하면서 확정판결이 난 것입니다. 확정판결이 나고도 약 한 달 정도 기다려서야 관련 정보를 등기우편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당초 대구시는 재판 과정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이미 홈페이지를 통해 자료가 공개되어 있다"면서, "구입한 비품에 대한 상세 정보를 공개하라고 하는 것은 법률상 공개의 범위를 벗어난 일종의 갑질이고, 언론의 자유를 빙자하여 지방자치단체장의 사생활을 훤히 들여다보고자 하는 일종의 스토킹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정보공개청구법상 이미 공개되어 있는 정보라면, 비공개 처분한 이유가 없습니다. 대구시가 공개한 정보를 보면 비품구입 내역과 거래업체 등에 대한 정보를 마스킹 테이프로 가리고 공개를 했는데, 이 과정이 오래 걸렸다는 것입니다.

홍 시장 관사 매입 비용은 약 9억 원···리모델링은 약 9천만 원
홍 시장 관사와 관련해 공개 대상이 되는 정보는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홍준표 대구시장의 숙소(관사) 매입 비용은 약 9억(900,908,460원) 정도입니다. 대구 남구 봉덕동에 있는 아파트는 전용면적이 137㎡인데, 매입비와 기타 제 경비를 포함한 금액입니다. 두 번째가 관사 리모델링비, 청소비, 비품구입비입니다. 이 돈은 약 9천만 원(90,163,200원)입니다. 여기에는 아파트 청소비, 주방 리모델링 비용, 에어컨 설치비, 전기설비 수선 공사, 리모델링 비용, 비품 구입비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대구시가 공개한 '관사 리모델링 공사' 문서를 보면 부가세 포함해서 3천9백만 원가량을 쓴 것으로 나옵니다. 여기에 관사(숙소) 전기설비 수선 공사 시행에 약 490만 원(4,894,200원)을 썼습니다. 공개한 내용을 보면, 공사원가 계산서만 제공하고 있고, 견적서는 따로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어떤 부분에 얼마나 어떻게 썼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46평형대 아파트 리모델링에 약 4천4백만 원 정도 썼다 철거하고 타일과 벽지, 바닥, 수전 용품 교체 등이라고 적혀 있어서, 화장실과 도배, 장판 등에 비용을 썼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10년에 지어진 아파트이고, 평당 들어간 비용을 보면 흔히 이야기하는 올 수리, 리모델링을 했다고 보면 비싼 것은 아니라도 할 수도 있지만, 아파트 전체를 리모델링해서 들어갔다는 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관사 주방용품에만 1천4백만 원···집기 구입에 3천1백만 원 넘게 사용
주방용품 관련 총액을 보면 1,400만 원입니다. 자세한 항목을 보면 싱크대, 인덕션, 주방 조명, 수전, 빌트인 후드 등 주방 자체를 싹 바꿨다고 보시면 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모델을 어떤 품목을 샀는지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크기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는데요. 공개한 정보를 보면 주방 가구의 크기가 3.9m*5.3m이니 꽤나 큰 크기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집기 구입에도 3,100만 원 넘게 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방 4칸, 거실에 2in1 에어컨 1개와 벽걸이 에어컨 3개를 설치했습니다. 모두 삼성전자 제품이었습니다. 에어컨 설치비가 모두 포함돼 있는데요, 스탠드형 에어컨은 462만 원, 벽걸이 에어컨은 3개 319만 5천 원이었습니다. TV도 2대를 구입했는데요. 텔레비전 역시 삼성전자 UHD 제품으로 거실에 298만 원짜리, 작은방에 77만 원짜리를 구입했습니다.

눈에 띄는 가전제품 하나가 있었는데요. 230만 원짜리 김치냉장고도 샀습니다. 가장 큰 금액을 차지하는 가구는 바로 침대입니다. 에이스침대 매트리스와 프레임을 사는데 모두 약 1천1백만 원(11,186,000원) 넘는 돈을 사용했습니다. 침대 하나가 아니고 퀸사이즈 두 개를 구입했는데요. 안방과 작은방에 하나씩 두었습니다. 에이스침대 모델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정확한 모델은 확인할 수 없지만, 침대 하나에 550만 원 정도를 썼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소파는 리바트 제품으로 328만 원에 샀고, 소파 테이블은 한샘 모델로 18만 1천 원짜리였습니다. 식탁은 한샘 제품으로 6인용으로 195만 7천 원, 식탁 의자 6개에 70만 2천 원으로 합쳐서 265만 원 정도를 썼습니다. 그리고 화장대 의자 1개 구입에 15만 7천 원을 썼는데요. 리바트 제품이었습니다.

건전 재정과 빚 갚기 강조한 홍 시장···관사는 예외?

홍준표 시장은 이른바 건전 재정을 강조하면서 빚내지 않는다는 걸 중요한 시정 과제로 이야기해 왔습니다. 그렇지만 전국 8개 특광역시 단체장 중 유일하게 관사를 그대로 운영하겠다고 밝힌 데다 관사 구입에 더해 리모델링과 집기 구입에 이만큼 돈을 썼다는데 수긍할 시민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홍 시장은 직전에 수성구 을 지역구 국회의원을 했습니다. 집이 있었기 때문에 웬만한 집기 등은 다 있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김치냉장고를 사고, 침대 2개에 1,100만 원을 넘게 썼다는 것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입니다. 게다가 침대는 개인적인 물품이라 관사, 숙소에서 나가고 나면 다른 사람이 사용하기 꺼리는 품목이지 않겠습니까? 또, 대구시는 이런 정보를 비공개하는 데 주력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대구시는 법정에서 "구입한 세부 품목 같은 것이 일일이 공개되면 개인의 취향, 선호 같은 것이 알려지고 개인의 내밀한 내용의 비밀이 알려지면 인격적, 정신적 내면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자유로운 사생활을 영위할 수 없게 될 위험성이 있다"고 주장했었습니다.

또, "행정소송 제기가 언론의 자유를 빙자해서 홍 시장을 괴롭히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내용을 보면 집기를 저만큼 구입했어야 했는가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시장이라면 저 정도는 살 수 있지라고 생각할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빚을 갚겠다며 허리띠 졸라매기를 하고 있는 대구시인데, 서민들이 보기에 홍준표 대구시장의 집기 구매가 과연 맞는 행동인가 생각해 볼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 이 기사는 대구MBC 이태우 기자, 뉴스민 천용길 기자 공동 취재로 작성됐습니다.

이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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