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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하인드] 법원, 홍준표 'MBC 취재 거부' 제동···사법부 판단에도 홍 시장 "의미 없다" 무시

① 법원, 홍준표 'MBC 취재 거부' 제동···"취재 방해는 잘못"
홍준표 대구시장의 ‘취재 거부할 자유’가 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2023년 4월 시사톡톡의 'TK 신공항특별법 점검 방송' 이후 시작된 대구시의 취재 거부, 취재 방해 행위는 9개월 만에 법원으로부터 부당하다는 결정이 나왔습니다. 대구지방법원은 대구MBC가 대구시를 상대로 제기한 취재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취재의 자유 및 취재한 정보에 대한 보도의 자유, 정보원에 대해 자유로이 접근할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법원 판단에도 불구하고 홍준표 시장은 자기 책임이 아니라고 회피하고 있습니다. 홍준표 시장은 법원에서 문제 삼은 내용, 즉, 별다른 법적 근거도 없이 대구시 소속 공무원과 기관들이 자율적으로 취재에 응할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을 과도하게 제한했다는 것에 대해선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책임은 내가 진다'면서 TK 신공항 건설 사업을 비롯한 역점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어온 홍 시장 모습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재판부는 대구시에서 이뤄진 취재 거부가 홍 시장의 지시로 이뤄졌다고 봤습니다. 따라서 향후 형사적 책임 공방도 벌어질 전망입니다.

강수영 대구문화방송 법률대리인 "홍준표 시장이 말했던 취재를 거부할 자유가 있다고 말했던 그 부분이 자연인이 아닌 지방자치단체나 국가기관의 경우에는 그것은 인정되기 어렵다는 것이 선언이 된 것이고, 그다음에 언론의 자유에는 취재원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권리가 포함된다는 것이 결정문에 명시가 돼 있습니다. 그 두 가지 부분이 앞으로도 아마 이 사건이 리딩 케이스로서 계속 참고될 수 있는 큰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가처분은 민사재판입니다. 그래서 대구지방법원 제20-1민사부 정경희 부장판사가 맡았는데 "채무자들, 홍준표 시장과 대구시는 직접 또는 소속 직원, 산하 사업소·공사·공단, 출자·출연기관 및 그 소속 직원에 대해 채권자, 대구MBC입니다, 대구문화방송의 전화 취재, 방문 취재, 인터뷰 요청 등 일체의 취재를 거부하라고 지시하는 방법으로 기자, PD, 작가 등 방송 제작 스태프들이 취재 목적으로 동인청사, 산격청사, 산하 공기업, 출자·출연기관 일체, 소방서 일체, 대구시 각 기관이 주관하는 회의장, 행사장 및 각종 시설에 출입하는 걸 방해하거나 취재하는 걸 방해해선 안 된다"고 대구MBC의 손을 들어준 겁니다.

그동안 대구시가 대구MBC에 취해온 취재 방해 조치 일체를 금지하라는 판단으로, 재판부는 소송 비용 역시 대구시가 부담하라고 했습니다. 다만, 대구시가 법원의 취재방해 금지 인용 결정을 위반할 경우 대구MBC에 위반행위 1회당 1,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최근 자율적으로 취재에 응하라고 지시하는 메일을 돌린 만큼 실효성이 없고, 필요하면 추후에 하면 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헌법상 언론의 자유, "자유롭게 취재원에게 접근할 권리"
재판부는 헌법상 언론의 자유란 자유롭게 취재원에게 접근할 권리와 취재한 것을 보도할 권리를 망라한다고 짚었습니다. 홍준표 시장의 취재 거부 선언 이후 이뤄진 대구시의 취재 거부 조치 이후 소속 공무원 및 산하 사업소, 공사, 공단 및 출자·출연기관은 자유로운 의사 결정을 토대로 취재 여부를 결정한 것이 아니라고 봤습니다. 그래서 대구MBC의 취재 내용 및 목적을 불문하고 동인청사 등 대구시 관할 기관 및 장소에 출입하는 것을 사실상 불허하면서 무조건적으로 취재에 응하지 않는 건, 법적 근거가 없고, 취재 상대방이 갖는 자유로운 의사 결정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대구시, 재판 진행되자 "취재 거부 결정을 개인이 알아서 하라"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재판 과정에서 보인 대구시의 태도입니다. 1월 19일 대구시 공보관실이 뜬금없이 돌린 내부 메일이 나왔습니다. 가처분 관련 재판이 한창 진행될 시기에 '취재 거부 결정을 개인이 알아서 하라'는 내용으로 대구MBC에 대한 취재를 각 부서 및 기관이 자율적으로 판단하라는 취지의 메일을 보낸 것으로 확인됩니다.

대구시는 해당 메일을 통해서 2023년 5월 1일 '대구MBC 왜곡 편파보도 관련 취재 거부 대응'이란 제목으로 부서에 전달한 메일에 대한 해명 성격의 내용과 추후 대구MBC 취재는 부서가 자율적으로 판단하면 된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대구시는 메일을 증거로 삼아서 대구MBC의 가처분 신청이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대구시는 당초 답변서를 통해 청사 출입이 가능하고 보도자료나 전화, 이메일 등을 통해 정상 취재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답했다가 실제로 취재 거부를 당한 자료 등을 제출하자, 1월 19일 철회했으니 보전 필요성이 없다는 취지로 입장을 바꿨다"며 "하지만 이메일의 수신 대상이 누군지 밝혀진 바 없고, 그 실효성이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 또한 취재 거부 등의 조치를 비교적 장기간 계속했다"고 대구시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대구MBC는 심리 과정에서 대구시로부터 받은 취재 방해 사례를 다양하게 소개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구시청 방문 당시 청사 출입 방해부터, 재난 사안에 대한 대구소방본부,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의 방해뿐 아니라 달성공원에서조차 출입 방해를 당했다는 내용입니다. 홍준표 시장의 부당한 지침으로 취재 기회 자체가 박탈당하고 있다고 지적한 점이 부각된 것이 부담스러워 홍 시장과 관련성을 차단하려는 취지로 보입니다.
대구MBC 취재 거부 주도한 주체는 '홍준표 시장'
우선 취재 거부가 시작된 2023년 5월 1일 홍준표 시장의 페이스북을 보면, 홍 시장은 "대구MBC의 여러 차례 왜곡, 편향 보도에도 참아왔지만 500만 대구·경북 시도민의 염원을 짓밟는 작태를 바로 잡겠다"며 취재 거부 뜻을 밝혔습니다. 같은 날 대구시 홈페이지에 공개된 보도자료에는 홍 시장이 간부회의에서 취재 거부 등 강력한 대응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일에서도 대구문화방송의 취재를 거부하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또 홍 시장 페이스북을 보면 취재 거부를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난 11월에도 취재 거부를 계속하겠다는 내용을 올려놓았습니다. 재판부는 그래서 홍 시장의 지시나 명령은 없었다는 대구시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사법부 판단에도 홍준표 시장 "의미 없다" 무시
이런 사법부의 판단이 있었고, 홍준표 시장의 관련성이 인정됐는데, 그럼에도 홍준표 시장은 기자들을 모아놓고 법원의 판단은 의미가 없다며 사실상 예전과 달라질 것이 없다는 말을 했습니다. 법원 판단이 난 바로 그날 시청 기자실을 찾아 관련 질문이 나오길 기다렸다가 "의미 없는 가처분"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 자기는 지시한 적이 없다는 문제의 발언을 합니다. 시장이 책임을 덜어내면서 그 책임은 고스란히 부하 직원들에게 전가한 모양새입니다. 법원 판단이 나온 만큼 홍 시장과 대구시는 판결에 대한 평가 절하가 아닌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 "홍준표 시장과 대구시는 대구MBC와 대구MBC 구성원들에게 공개 사과하는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시민들에게도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폐쇄적이고 독단적이고 일방적인 그런 대구시 행정들을 근본적으로 개혁해서···"

대구문화방송은 지난 9개월간 홍준표 대구시장과 대구시의 취재 거부 과정에서 벌어진 명예 훼손 등에 대해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물을 방침입니다.
② 뉴스민 '대구 골프대회 예산' 보도,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
뉴스민이 2023년 5월부터 이어오고 있는 홍준표 시장 첫 공무원 골프대회 지원 예산 집행 기준 위반 의혹 연속보도가 민주언론시민연합, 민언련의 1월 '이달의 좋은 보도'에 선정됐습니다. 뉴스민은 2023년 5월 제1회 공무원 골프대회 개최와 관련한 대구시 행정 감시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5월 9일 '대구시 골프대회 지원 1,300만 원···집행 기준 위반 논란' 보도를 통해 대구시가 대회에 시상금과 심판비 명목으로 세금을 지원한 것이 집행 기준 위반 의혹이 있다고 처음 알렸습니다. 이후 이를 입증하기 위해 대구시에 관련한 정보공개 청구 절차를 진행했는데, 대구시는 해당 정보를 비공개했고, 뉴스민은 행정심판을 통해 대구시 비공개 결정이 위법하고 부당하다는 결정을 이끌어냈습니다.

민언련은 "권력 감시 역할이 더욱 요구되는 지역 사회에서 뉴스민이 대구시의 부당한 예산 사용, 위법한 정보 비공개 등을 끈질기게 보도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지방 정부의 독재와 잘못된 운영은 전국적으로 보도되기 어렵고, 문제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며 지역의 권력을 지속적으로 감시하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뉴스민의 보도가 더욱 가치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습니다.

* 이 기사는 대구MBC 이태우 기자, 뉴스민 이상원 기자 공동 취재로 작성됐습니다.

이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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