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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 년 사이 대구와 경북 인구는
4만 6천여 명 줄었습니다.
학업과 취업 등 주로 젊은 층의
인구 유출이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사람들이 떠난 자리에는
빈집이 방치돼 흉물로 변하고 있습니다.
사회 문제로 떠오른 빈집 문제를
권윤수, 박재형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END▶
◀VCR▶
(스튜디오)
지난해 대구 인구는
일 년전보다 만 9천여 명이 줄고,
경북 인구는 2만 6천여 명이 줄었습니다.
자연 감소도 있지만 청년과 중·장년층이
대부분 학업과 취업을 위해
떠났기 때문입니다.
특히 경북의 인구 유출이 심각합니다.
젊은이는 떠나고 노년층만 남다 보니
노인 사망 이후엔
마을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가임 여성 인구를
65살 고령 인구로 나눈 값을 추출해
'소멸위험' 지역을 조사했더니
지난 2013년 경북 23개 시·군 가운데
5개 시·군을 빼고 모두 '소멸위험'이었습니다.
그런데 5년 뒤엔 김천시도
소멸위험지역에 포함되면서
23개 중 19개 시·군에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사람들이 떠난 지역에는 빈집이 방치돼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최근 소멸위험 지역에 들어간 김천시로
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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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역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한 동네.
한국국토정보공사 직원이 빈집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무너져내린 담에 뻥 뚫린 지붕,
마당은 쓰레기로 가득 찼습니다.
이런 빈집이 이 동네만 3집이 버려져 있습니다.
◀INT▶박성일 과장
/한국국토정보공사 대구·경북본부
"독거노인으로 사시다가 갑작스럽게 사망하신
경우에 빈집이 많이 되고요. 자제분이 명절이나
일 년에 한, 두 번씩 관리하는데 그게 기간이 길어지다보면 방치돼서 빈집으로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김천 시내 빈집은 모두 천 460채
1년 전보다 100군데가 더 늘었습니다.
◀INT▶황상태 과장/김천시 건축디자인과
"우리 시 단독 주택 수는 4만 6,850가구인데
그 중 약 3%인 1,460가구가 빈집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도시보다는 농촌 지역이 심합니다.
(S/U)
"김천 중심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도 이런 빈집이 눈에 띄는데요,
더 깊은 농촌지역으로 가면
빈집 실태가 더욱 심각합니다"
의성군 신평면의 한 마을은
한 집 건너 한 집이 빈집입니다.
남은 노인들이 세상을 떠나면
이 마을은 아예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스튜디오)
2018년 경상북도 빈집은
6천 900여 채로 조사됐는데,
지난해 2020년에는 만 3천 400여 채로
2년만에 2배로 급증했습니다.
상주와 김천, 의성 등 5개 시·군은
빈집이 천 채가 넘습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빈집,
해결책은 없을까요?
이어서 박재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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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나 호우 같은 재해가 발생하면
빈집은 자칫 무너져
이웃을 위협하는 흉기가 될 수 있습니다.
범죄 위험이 높아지고,
미관상 보기에도 좋지 않을 뿐더러
쓰레기 투기로 악취 민원도 발생합니다.
◀INT▶박성일 과장
/한국국토정보공사 대구·경북본부
"태풍이나 갑자기 지진의 경우 (빈집이) 무너지게 되면 길을 가다 행인이 다칠 수 있고 길을 막을 수 있는 문제도 발생하고요. 방치되다 보면 경관상 문제도 되고."
그동안 자치단체는 빈집을 자체 파악해
집주인에게 100만 원에서 천 500만 원까지
철거비를 지원해왔습니다.
그러나 빈 집수가 급증하면서
관리가 어려워져 국토정보공사나 부동산원 등
관련 기관에 실태 조사를 맡기고
대책 마련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INT▶박홍서 본부장
/한국국토정보공사 대구·경북지본부
"해당 빈집의 위치나 사진 같은 정보들을 한눈
에 볼 수 있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도시재생사업
등을 진행할 때 굉장히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
용할 수 있습니다."
빈집 방치가 전국적인 사회 문제가 되면서
지자체에 빈집 정비를 의무화하도록
관련법이 개정돼 내년부터 시행됩니다.
시·군은 5년마다 빈집 실태를 조사해
정비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무단 방치가 심각한 빈집은
지자체가 공익 목적으로 이용할 경우
강제 수용도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습니다.
날로 심각해져만 가는 수도권 비대화,
지방 소멸의 근본원인인 이 문제를
정책적으로 바로잡지 않는 한
빈집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MBC뉴스 박재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