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석산 개발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경주시 건천읍 지역의 업체와 주민들이 또다시 충돌하고 있습니다.
업체가 개발 구역을 지금보다 더 늘리는 계획을 산림청에 제출할 예정이어서, 주민들과의 갈등이 재점화될 전망입니다.
장미쁨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석산 개발 업체가 개최한 마을 공청회장.
업체의 채석 계획에 주민들이 크게 반발합니다.
경주시 건천읍 지역에 48만 4천 제곱미터, 축구장 면적의 67배를 추가로 채석하겠다는 것입니다.
주민들은 이미 지난 30~40년간 석산 개발 과정에서 소음과 분진, 수질 오염에 시달렸다며 사업을 중단하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영배 경주시 건천읍▶
"수십 년 동안에 장독 하나 못 펴고 그렇게 살아온 주민들의 고통은 하나도 생각 안 하고 또 수십 년을 더 파먹겠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되잖아요."
주민들은 해당 업체의 계획대로라면 앞으로 120년 동안 채석을 할 만큼 엄청난 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더구나 해당 업체는 2019년 허가받은 양보다 훨씬 더 많은 토석을 불법 채석해 처벌까지 받았는데, 오히려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오인섭 이장협의회 대표 이장▶
"지금까지 사업을 하면서 너무 비도덕적이었다. 불법 토석 채취도 했고, 임목 파괴도 했고. 그리고 처벌까지 받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또 그 사람들에게 (땅을) 내줘야 합니까"
주민들은 7월 5일에는 산림청 앞에서 추가 채석 신청을 허락하면 안 된다며 대규모 집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해당 업체는 사업장과 가까운 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는 환경 피해에 대한 보상 절차를 밟았다는 입장입니다.
또 사업 계획에 문제가 있다면 보완하겠다며 주민들과 소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재형 석산 개발 업체 대표▶
"경주에 골재가 없다 보니까 인근 도시인 영천, 경산, 청도, 울산, 포항 바깥에 가서 외지에 가서 골재를 사 와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골재 단가가 올라가고"
이에 대해 경주시는 골재 수급을 위해서 개발이 필요한 점이 있지만, 자연재해에 취약하고 주민들의 불편 사항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공청회가 파행을 빚은 가운데 주민들과 업체 간의 강경한 입장 대립이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입니다.
MBC 뉴스 장미쁨입니다. (영상취재 노영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