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일부 지역과 경북 고령의 수돗물에서 발암물질인 '총 트리할로메탄'이 기준치를 넘어선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맹승규 세종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10월 26일 서울에서 열린 한국물환경학회·대한상하수도학회 공동포럼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기후변화와 취수원에 따른 안전한 수돗물 공급 방안-소독부산물을 중심으로'를 발표했습니다.
맹 교수는 2023년 8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대구와 고령군 수돗물의 총 트리할로메탄(THMs) 농도를 측정한 결과 기준치 0.1㎎/ℓ를 최대 1.7배까지 넘어섰다고 밝혔습니다.
대구의 경우 낙동강 물을 취수한 정수장 두 곳에서 수돗물을 공급받는 8개 지점 중 4개 지점에서 기준치를 넘어선 0.105~0.129㎎/ℓ로 나타났습니다.
기준치를 넘지 않은 4개 지점의 농도도 0.076~0.087㎎/ℓ로 나왔습니다.
반면 낙동강 수계가 아닌 가창댐과 운문댐에서 취수한 정수장 두 곳에서 물을 공급받은 10개 지점은 농도가 기준치의 절반 정도인 0.045~0.056㎎/ℓ로 조사됐습니다.
경북 고령군의 경우는 낙동강에서 취수하는 정수장에서 수돗물을 공급받은 8개 지점 모두에서 0.106~0.17㎎/ℓ로 나타나 기준치를 초과했습니다.
맹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수돗물에서 총 트리할로메탄 농도를 낮추는 방법은 강물을 깨끗하게 해서 염소 소독을 줄이는 것이지만 이는 단시간에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시민들의 식수 안전을 위해 취수원을 옮기거나 강변 여과 취수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총 트리할로메탄은 클로로폼과 브로모다이클로로메탄, 디브로모클로로메탄, 브로모포름 등을 합해서 부르는 말로 수돗물을 소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독 부산물이자 발암물질입니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4대 강 사업 이후부터 녹조 현상이 심해지면서 원수를 정수 처리하는데 많은 소독약을 투입해 큰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경고해 왔습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10월 27일 긴급 성명서를 내고 "녹조 현상이 심화하면서 염소 투입량이 늘어나 총트라이할로메테인이 증가했다"면서 대구시와 환경 당국에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인과관계를 밝히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매곡·문산정수장에서 생산하는 수돗물과 정수와 수도꼭지 수돗물에 대해 매월 총트리할로메탄 농도 검사를 하고 있는데, 먹는 물 수질 기준을 초과해 검출된 적 없다고 밝혔습니다.
수온이 높은 하절기인 7월부터 9월에는 매주 1회 이상 검사하는데 모두 기준치 이내였다며 발암물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는 주장을 반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