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생활 물가가 1년 사이에 10% 이상 올랐습니다.
하지만, 가계 소득은 물가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가운데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습니다.
결국 씀씀이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어디부터 먼저 줄여야 할지도 고민거리입니다.
한국은행이 최근 대구와 경북 지역민을 대상으로 소비 동향을 조사해봤더니 소비 항목 가운데 교육비를 줄이겠다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박재형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박재형 기자? 교육비를 줄인다, 주로 사교육비를 말하는 거겠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취재팀이 대구의 한 입시 학원을 찾았는데요.
여름방학 특강 시간이었는데요.
한 교실에 수업을 듣는 학생은 서너 명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코로나 19 증가세가 심했던 지난해보다 올해 학원에 오는 학생이 더 적다는 게 학원 원장의 말입니다.
2022년 들어 지난 7월까지의 매출도 2021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 줄었고, 학부모 상담 건수는 절반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수학, 영어, 국어, 과학 등 입시 주요 과목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한 두 가지만 골라서 듣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앵커▶
소비가 줄어도 교육비는 지출이 가장 줄어들지 않는 항목 가운데 하나였는데, 물가 상승 때문인가요?
◀기자▶
네. 2022년 들어 물가는 계속 오르지만 가계소득은 물가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도시 근로자 가구의 소득은 1년 전보다 6.4% 늘었습니다.
하지만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소득은 중산층에서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소득 상위 20%와 정부 지원을 받은 하위 20%를 뺀 소득 2, 3, 4분위 이른바, 중산층 가구들 실질소득은 1년 전보다 1에서 3% 가까이 줄었습니다.
◀앵커▶
결국, 실질 소득이 줄면 소비가 줄어드는데 실질소득 감소 폭이 컸나 보네요?
◀기자▶
네. 실질 소득 감소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최근 대구·경북 600가구를 대상으로 '소비자 동향'을 조사했는데 2022년 7월 소비자 심리지수는 91.8로 전 달 100.5와 비교해 8.7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이런 하락 폭은 코로나 19 대유행 시작인 2020년 3월 17.4포인트 폭락 이후 가장 큰 낙폭입니다.
소비지출 가운데 교육비 지출 전망 지수는 95로 8포인트 하락해 낙폭이 가장 컸습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윤용준 경제조사팀장의 말 들어보시죠.
◀윤용준 경제조사팀장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최근 물가 상승세가 가계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계들이 앞으로 생활 형편이 조금 나아지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때 우선 여행비, 교육비를 줄이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소비자 심리 지수 결과는 이런 소비 행태를 반영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당분간 높은 물가 상승세와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가계 소비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소비 위축이 장기화할 경우 자칫 경제 전체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소비심리 회복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