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월 28일 오후 시작된 경북 예천 산불은 날을 넘겨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큰 불길은 잡았지만 밤사이 강풍이 분 탓에 꺼졌던 불씨가 살아나고 있다는데요
산림당국은 날이 밝는대로 소방헬기를 투입해 최대한 빠르게 진화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김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마을에는 매캐한 연기가 가득 들어찼고, 시뻘건 불길은 능선을 따라 타오릅니다.
2월 28일 오후 3시 55분, 경북 예천군 풍양면 와룡리 야산에서 불이 났습니다.
최대 순간풍속 초속 10미터 넘는 바람을 타고 불길이 순식간에 번지면서, 인근 마을에는 오후 4시 무렵 주민 대피령까지 내려졌습니다.
◀김난희 예천소방서장▶
"민가 쪽으로 바람 방향이 바로 불어서 민가 대피와 (어르신 요양시설에) 거동이 불가능한 환자가 많이 계셨습니다. 그분들 안전을 책임지는 데 가장 힘들었습니다."
마을주민과 중증장애인시설 입소자 등 370여 명이 인근 초등학교와 숙박시설로 긴급 대피했는데, 밤사이 대부분 집으로 돌아온 상탭니다.
◀손덕호(85) 풍양면 낙산2리▶
"저쪽에서 불이 붙어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불이)금방 여기까지 오더라고요."
◀최말순(85) 노인요양시설 입소자▶
"아직까지 심장이 뛴다고요. 막 연기가 짚동같이 올라오는데 아이고 죽는 줄 알았어요."
"이곳 요양시설 입소 어르신 50여 명은 와상환자가 많아 이동이 쉽지 않기 때문에 산불진화차가 대기 중인 상황에서 시설에 머물렀습니다."
불이 나자 소방·산림 당국은 산불 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인력 700여 명과 소방장비 33대를 투입해 집중 진화 작업을 벌였습니다.
밤사이 진화율을 90% 선까지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강한 바람이 계속 불고 쌓여 있던 낙엽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화선이 5부 능선에서 새벽 중 산 정상을 넘겨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산림당국은 날이 밝는 대로 진화헬기 7대와 인력 500명을 집중 동원해 오전 중 빠르게 불길을 잡을 계획입니다.
MBC뉴스 김서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