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경주 쪽샘 유적 발굴 현장에서 삼국시대 유적으로는 매우 드물게 사람의 머리카락과 머리 장식 흔적이 발굴됐습니다.
실제 비단벌레 날개로 만든 말다래 등 화려한 부장품들도 함께 나와 이 무덤의 주인을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신라 공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장미쁨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실제 비단벌레 날개로 복원한 비단벌레 꽃잎 장식 직물 말다래입니다.
이렇게 광택이 나는 화려한 장식은 신라 고분 가운데서도 최고 등급의 무덤에서만 확인됩니다.
찬란했던 신라 공예 기술의 우수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정인태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
"실제 인도네시아에 서식하는 비단벌레 표본 400개를 구입해서 날개를 분리하여 제작하였고요. 실제 유물과 동일하게 금동대를 말아 비단벌레와 연결하고 금동판과 실로 고정하였습니다."
금구슬과 은구슬, 남색 유리구슬이 네 줄로 꿰어진 화려한 가슴걸이와 팔찌, 반지 등은 신라 왕족의 장신구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일반 성인 여성의 것이라고 보기에는 크기가 매우 작아서 10살 전후의 여자아이, 어린 공주의 무덤으로 추정됩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
"전형적인 출자형 장식과 이렇게 수식을 달은 금동관인데 굉장히 작은 크기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으실 겁니다."
특이한 것은 이 무덤에서 출토된 5cm 정도 되는 작은 머리카락 조각입니다.
삼국시대 사람의 머리카락이라고 하기에는 놀라울 정도로 보존이 잘 돼 있었는데, 이 머리카락을 비단 같은 직물이 감싸고 있는 모양도 확인됐습니다.
◀최장미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연구관▶
"5cm밖에 안 되는 조각으로 발견됐기 때문에 정확하게 확인할 수는 없지만, 머리카락을 가닥가닥 (묶어서) 직물로 감싼 형태, 그래서 아마 당시 신라인들의 헤어스타일도 추정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세 가지 색의 실을 사용한 직물 등 삼국시대 만들어진 실제 직물이 최초로 발견돼 당시 사회문화에 대한 중요한 연구 자료로 평가됩니다.
문화재청은 비단벌레 말다래와 머리카락 등 뜻깊은 유물을 품고 있는 신라 공주의 무덤, 쪽샘 44호분의 공식 명칭을 2023년 말쯤 공모전을 통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장미쁨입니다. (영상취재 최보식, 영상 제공 문화재청, 경주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