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구 10만을 지키려는 영주시가 주소를 이전한 대학생에게 월세와 생활비를 전국에서 가장 많이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도내 다른 시, 군들도 주소를 옮기면 현금을 주는 사업을 계속 내놓고 있습니다.
투입되는 예산이 만만치 않지만 인구 증가의 묘책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도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영주시 공무원들이 지역 대학을 직접 찾아, 학생들에게 기숙사비와 생활비를 지원한다고 홍보합니다.
◀정윤환 영주시 인구정책팀▶
"기숙사, 전·월세비 지원 사업을 하고 있거든요"
다른 지역에서 영주 소재 대학으로 진학하면 기숙사비 또는 전월세 지원금을 연간 100만 원씩 4년간 지원합니다.
영주시가 세운 주소 전입 목표는 2,000여 명, 지역대학 두 곳의 재학생 60%에 해당합니다.
전국에서도 가장 큰 액수의 지원 규모인데, 조건은 단 하나, 영주시로 주소지를 옮기는 겁니다.
◀정재율 영주시 인구정책팀장▶
"영주시가 앞으로 지방 소멸에 대응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절실한 심정으로 지원사업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대학생들의 주소 이전을 독려하는 사업은 상주시에서 먼저 했습니다.
◀상주시 2019년 당시▶
"안녕하세요? 저희 신흥동 주민센터에서 나왔는데요."
4년 전 경북대 상주 캠퍼스를 찾은 상주시 공무원들, 액수는 다르지만 주소 이전의 대가로 기숙사비 등을 지원한다고 안내합니다.
인구 10만 명 회복을 위한 승부수였지만, 상주시의 현재 인구는 9만 4,000명 선까지 내려앉았습니다.
졸업과 동시에 주소를 다시 옮겨가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어서, 사업 초반 1~2년을 제외하면 결국 신입생이 졸업생의 빈자리를 채울 뿐 효과는 없었던 겁니다.
대학생 주소 이전 사업은 안동시, 문경시, 김천시도 진행하고 있지만 큰 기대를 거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A 지자체▶
(남아 있는지 파악을 하고 계신가요?)
"아뇨…(졸업하면) 거의 대부분이 타지역으로 나가잖아요."
◀이유하 경북전문대 간호학과 2학년▶
"제가 살고 있는 경기도 평택이 이점이 많은 건 맞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인프라도 좋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기도 영주보다는 (선택지가) 넓지 않나…"
소멸 지역이 짜낸 고육책이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은 현금 지원 사업을 언제까지 이어가야 하는지는 고민거리입니다.
인구 유입이라는 난제를 간단한 숫자 늘리기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정착을 고민하는 학생 입장에서 풀어야 한다는 걸 행정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입니다.
MBC 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취재 배경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