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구MBC NEWS대구MBC 사회사회 일반지역심층보도

[심층] 8개월째 끊긴 월급···대구시, 패션산업연구원 지원 중단

◀앵커▶
대구에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란 곳이 있는데 8개월째 직원들에게 월급을 한 푼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구원 재정 상황이 악화했기 때문인데, 그동안 대구시가 연구원에 주던 각종 보조금 사업과 위탁 사무까지 모두 철회해 상황이 더욱 나빠졌는데요.

양관희 기자와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양기자,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은 2010년 정부 허가로 생겼고, 대구시에서도 이런 저런 사업을 지원해주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제는 지원을 모두 끊었다고요?


◀기자▶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은 정부의 허가를 받아 2010년 대구에 생겼습니다.

대구시는 지역 섬유와 패션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이 연구원에 사무를 위탁하고, 각종 보조금 사업을 줘 왔는데요.

그런데 2018년부터 정부의 기관 운영 보조비가 폐지되면서 연구원의 재정 상태가 급속도로 악화했습니다.

연구원은 직원들 월급을 1년 8개월 전부터 제대로 주지 못했는데요.

결국 연구원 퇴직자와 재직자들이 9억 원에 달하는 임금체불 때문에 법적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연구원은 통장압류와 채권추심 명령을 법원에서 지난 3월 받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2022년 3월 대구시의 추가 조치로, 연구원은 숨통이 더욱 조였습니다.

◀앵커▶
임금 지급에 문제 생긴 게 1년 8개월이면 2021년 초부터인데,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기자▶
제가 한국패션산업연구원에 가봤는데요.

사무실에 빈자리가 가득했습니다.

이곳의 정원은 65명인데 현재 직원은 22명에 불과합니다.

게다 이 중 9명은 무급 휴직 중입니다.

연구원 직원들은 8개월째 임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있는데요.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의 한 직원은 "근로복지공단에 생활자금 대출을 받고 있고 그것도 모자라서 주말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알바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섬유 패션산업 관련 사무를 위탁하고 보조금 사업을 해왔는데, 그런 걸 완전히 끊어버렸다고 하는데, 왜 끊어버린 거죠?

◀기자▶
일단 대구시가 연구원에 대한 지원을 끊은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로 대구시는 7년째 해오던 지역 패션 디자인 산업 육성을 위한 사무 위탁을 해지했습니다.

해당 민간 운영위탁금은 2022년 3억 2천만 원입니다.

두 번째는 보조금 사업입니다.

대구시는 36억 원이 넘는 보조금 사업 4개도 취소했습니다.

대구시는 임금체불 문제로 연구원 통장이 압류돼 민간위탁금과 보조금 사업비 집행이 불가능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연구원 직원 수가 크게 줄어 위탁사무와 보조금 사업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연구원이 생길 때부터 대구시 사업이 아니면 유지가 힘든 구조 같아 보이는데, 연구원 입장은 대구시의 설명과 차이가 있겠죠?

◀기자▶
연구원 직원들은 대구시가 민간 위탁 조례에서 정한 절차를 따라 민간 위탁 사무를 해지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대구시가 보조금 사업 취소로 말한 사유도 사실과 전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 박경욱 노조 지부장 이야기 들어보시죠.

◀박경욱 한국패션산업연구원 노조 지부장▶
"대구시는 패션연이 임의로 사업을 중단했다고 하지만 대구시는 사전 통보도 없이 3월 초부터 예산지원을 중단했습니다. 그 결과로 이렇게 된 것이고요."

연구원 직원들은 대구시가 이사로 참여하는 이사회에서 연구원이 가진 부동산 매각 등으로 임금체불 등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데도, 오히려 대구시가 이사회 운영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연구원 원장 공모 과정에 대구시가 부당 개입하려 한 의혹을 폭로하는 등 그동안 공익제보 한 것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대구시가 연구원을 해산하려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직원들은 대구시의 보조금 사업 취소와 위탁사무 해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행정심판을 곧 청구할 예정입니다.


양관희

추천 뉴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