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네, 산불 소식으로 이어가겠습니다.
기록적인 울진 산불로 동해안 최대 송이 단지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7백여 가구 주민들이 생계로 삼던 송이산이 한순간에 잿더미가 됐는데, 송이산 복원에는 적어도 30년은 걸린다고 합니다.
"이제 내 생애에선 송이를 볼 수 없게 됐다"
어르신들의 이런 탄식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배현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불길이 지나간 산등성이는 잿더미로 변해 있고, 어디에도 살아있는 생명체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불길이 얼마나 거셌는지 송이 농가가 모두 검게 타버렸습니다.
포자가 번식해 있던 소나무도 검게 그을려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해안 최대 송이 산지가 한순간에 사라진 겁니다.
◀김병하 울진군 북면 덕구2리▶
"여기 뭐 보시다시피 응봉산 넘어까지 싹 탔습니다. 니산내산 할 것 없이 전부 새카맣게 (탔습니다.)"
송이산이 불타면서 이 마을에서만 주민의 90%인 백여 가구가 생계 수단을 잃었습니다.
◀임태성 울진군 북면 덕구1리▶
"산다는 것이 너무 힘들거든요. 그렇지 않습니까? 좀 그렇습니다. 살아가는게 정말로 힘들고 그렇습니다. 이제 앞으로는···"
송이 채취 농민은 대부분 70-80대 고령인데, 불탄 산에서 다시 송이가 자라 나려면 3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민봉기 울진군 북면 덕구1리▶
"이제 뭐 거의 우리 세대는 송이는 끝났다고 봐야죠. 이제 송이 없으니까..(없는 대로 살아야죠)."
울진 지역 송이 채취 주민의 70%인 7백 여 가구가 산불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되고 올해만 80억원의 피해가 예상됩니다.
더구나 송이는 킬로그램당 20만원 넘는 가격에 판매되지만, 채취 농민을 위한 피해 보상제도나 정부 보상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탭니다.
전국 생산량의 10%를 차지하던 울진 송이가 불길에 사라지면서, 송이 채취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배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