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성서 열병합발전소의 발전 용량을 여섯 배 늘리기로 해 주민, 시민사회단체와 갈등을 빚고 있죠.
그런데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증설 허가를 받기 위해 엉터리 자료를 제출했고 이렇게 허가받은 용량조차 지키지 않았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윤영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윤영균 기자▶
<부풀린 수치로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지난 2019년 성서 열병합발전소 발전 용량을 여섯 배 증축하겠다는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등 시민사회단체가 공사 측이 부풀린 수치를 사용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지난 2017년, 정부가 지역난방 설비가 너무 과해진다는 비판에 일부 기준을 낮췄는데, 난방공사가 바뀌기 전 기준을 썼다는 겁니다.
제대로 된 수치를 사용했다면 예타를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의혹입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산업부의 개정된 기준은 신규 택지지구에 열병합 발전소를 지을 때만 적용된다"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신설할 때 뿐만 아니라 증설할 때도 허가를 새로 받아야 한다"는 것이 법제처의 유권해석입니다.
당연히 허가 취소 사유라는게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입니다.
<270MW 허가받고 구매한 장비는 400MW?>
허가받은 발전 용량을 초과하는 장비를 샀다는 의혹도 나옵니다.
난방공사가 산자부로부터 허가받은 발전용량은 261MW.
하지만 미쓰비시 홈페이지에서 난방공사가 계약한 장비의 모델을 검색해 보면 용량이 400~430MW로 나옵니다.
발주 조건에 맞지도 않는 큰 용량을 선정한 건 앞으로 발전 규모를 더 늘리려는 의도가 있다고 시민단체들은 의심하고 있습니다.
지역난방공사는 "해당 모델은 400MW급이지만 미쓰비시 사에 270MW급으로 만들어 달라고 의뢰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인터뷰▶한국지역난방공사 관계자
"카탈로그에 있는 것들은 그냥 카탈로그 일 뿐이고 저희가 들여올 때는 주문 제작입니다. 여기에 맞게끔, 발전소에 맞게끔 제작을 해서 오는 거죠"
하지만 미쓰비시는 270MW급의 모델도 따로 판매하는 것으로 확인돼 의혹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유해가스 배출 대책은 없나?>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사들인 미쓰비시 가스터빈은 발전을 최대한 할 때는 상대적으로 일산화탄소, 질소산화물 등을 적게 배출하지만 발전을 적게 하면 고농도의 가스가 배출됩니다.
발전 상황에 따라 예상보다 훨씬 많은 유해가스가 배출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난방공사는 질소산화물을 줄이는 장비는 설치할 계획이지만, 암모니아와 포름알데히드 등 다른 독성 물질에 대한 대책은 아직 없습니다.
◀인터뷰▶김중진/대구 안실련 대표
"지역난방공사에 돈을 벌어주기 위해서 대구 시민은 질병에 걸리고 암이 유발되더라도 그냥 방치한다고 볼 수밖에 없어서 이거는 지역난방공사뿐만 아니고 대구시도 명백하게 책임을 지고 앞장서서 나서야 한다"
(윤영균)시민사회단체에서는 대구시의회 차원에서 범시민 진상조사위원회를 만들 것을 촉구하는 한편, 감사원에 공익 감사 청구도 했습니다.
MBC뉴스 윤영균입니다. (영상취재 마승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