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물과 코막힘으로 숨쉬기 힘든 ‘코’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는 건 물론 대인관계까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현대인의 만성 질환으로도 불리는 ‘비염’은 특히 건조할수록 더 심해지는데요. 호흡기 첫 번째 관문인 콧속 건강을 이비인후과 전문의 허성재 교수와 알아봅니다.
[이동훈 MC]
비염 같은 경우에는 커 가면서 체질이 바뀌게 되면 또 자연스럽게 낫는다는 설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얘기도 많이 들어본 경험이 있고요. 그게 사실입니까?
[허성재 이비인후과 교수]
알레르기 같은 경우는 계속 문제가 되는 분도 있지만 또 변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어렸을 때 좀 심한 분들도 성장하면서 좋아질 수도 있고 성장하면서 코안의 공간이 넓어지기 때문에 조금 염증이 있다고 불편을 못 느끼는 분들도 있어요. 그래서 나이 차도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알레르기 비염의 유병률은 거의 30%로 3명 중의 1명은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병입니다. 이게 유전적인 영향이 있어서요. 부모 두 분 다 알레르기가 없을 때는 유전 확률이 15%인데, 두 분 중 한 분만 있어도 50%, 두 분 다 있으면 75%까지 높아집니다. 그리고 이런 분들이 알레르기가 코에만 생기면 알레르기 비염만 있지만 눈에 있으면 알레르기 결막염, 폐로 가면 천식, 피부에 있으면 아토피 피부염, 그래서 이런 것들이 다 한 가족이거든요.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 두 가지가 종합되어서 알레르기 비염이 발생합니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은 대표적인 것이 집먼지진드기입니다. 집먼지진드기는 침대 매트리스나 이불, 옷에도 있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천에 잘 증식하는 데 특히 25도, 80%, 그러니까 고온 다습한 곳에서 잘 번식하게 됩니다.
그리고 꽃가루도 아주 유명하죠. 봄과 가을이 되면 꽃가루 때문에 알레르기를 조심하자는 방송도 많이 보는 데 대표적인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이고요. 곰팡이 또한 집먼지진드기처럼 고온 다습한 여름에 주로 영향을 줍니다.
그리고 최근에 많이 증가한 것이 동물의 털과 비듬입니다. 요즘 반려동물 키우는 가구가 늘어났잖아요. 그렇다 보니까 이런 동물의 털과 비듬에 의한 알레르기를 겪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알레르기 검사를 통하면 좀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는데요. 대표적인 알레르기 검사는 피부 반응 검사입니다. 방법은 팔이나 등 이런 부분에 아주 가는 바늘로 톡톡 찍어서 작게 상처를 낸 다음에 알레르기를 많이 일으키는 집먼지진드기나 꽃가루 같은 것을 살짝 떨어뜨립니다.
그러면 알레르기가 없는 분들은 반응이 없는데 알레르기가 있는 분들은 거기가 붉게 변하고 막 부풀어 오르거든요. 그런 것을 보면 집먼지진드기나 아니면 어떤 꽃가루에 대해서 알레르기가 있다고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알레르기 반응이 나오면 알레르기 질환으로 확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검사인데요.
하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어떤 약을 먹고 있으면 그 반응이 잘 안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알레르기 약을 먹고 있으면 당연히 알레르기 반응이 안 나오겠죠. 그래서 검사가 잘 안되기도 합니다.
피부 반응 검사보다는 정확도가 조금 떨어지지만 그래도 조금 더 편하고 안전한 검사인 피검사를 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특히 소아 같은 경우는 바늘이 별로 안 아프지만 무서워하거든요. 그래서 소아나 임산부 같은 경우는 함부로 알레르기 물질을 주면 위험할 수 있으니까 그런 경우에서는 피검사를 주로 하고요.
추가적으로 비내시경, 내시경으로 코안을 보는 검사를 하는데 사실 이거는 알레르기 검사는 아닙니다. 하지만 코안을 봤을 때 부풀어 있고 투명한 분비물이 많이 있으면 딱 보면 알레르기 비염으로 알 수 있거든요. 그래서 코안을 보는 것도 검사에 좋은 방법이고 또한 더 중요한 것은 물혹이 있거나 다른 질환들을 배제하기 위해서 내시경 검사도 추가로 하고 있습니다.
(구성 김재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