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부동산 대출 규제 위반 행위에 대해 점검을 강화한다고 여러 번 밝혀왔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위반이 잇따르고 있고 금융기관도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아 부동산, 금융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습니다.
양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40대 A씨는 2년 전,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를 매입하려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매도자 B씨가 2019년 해당 집을 담보로 대구의 한 신용협동조합에서 대출을 6억 천만 원 받은 겁니다.
당시 집값은 7억 5천만 원 정도라 투기과열지구의 주택담보대출 비율 40%를 훌쩍 넘는 금액이었습니다.
확인해보니, B씨는 개인사업자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해 집값의 85%까지 대출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B씨는 사업 용도로 써야 할 대출금을 수성구 아파트를 사는데 써버렸습니다.
엄연히 정부의 대출 규제 위반 행위입니다.
해당 신협은 대출해주고 6개월 뒤 주택담보대출이 제대로 쓰였는지 확인에 나섰지만, 금융기관 확인서가 없는 위조 서류만을 믿고 문제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구 모 신용협동조합 관계자▶
(이 돈이 실제로 (사업 목적으로) 간 건지 금융기관의 확인서를 갖고 오라고 요청해야 하는 것 아니에요?) "거기까지는 못 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B씨 아파트를 사려 한 A씨에게 민원을 받아 조사에 나선 금융감독원은 2021년 8월, 해당 주택담보대출이 정부 규제 위반이라고 신협에 통보했습니다.
대출 규정 위반 행위가 생기면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하거나 연체이자를 부과해야 하지만, 해당 신협은 1년 동안 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구 모 신용협동조합 관계자▶
"(연체 이자 부과 등이) 7월 중에 아마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주택담보대출 채무자인 B씨와 채권자 신협 모두 정부의 대출 규제를 교란하고 있는 겁니다.
◀A씨 금감원 제보자▶
"위규가 발견됐음에도 불구하고 조치가 전혀 취해지지 않는 사회시스템에 대해서 상당히 우려감과 불안감을 표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신협 같은 제2금융권 저축은행의 개인 사업자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2022년 3월 기준 10조 3천억 원에 달합니다.
금감원은 서류 위·변조로 사업자 주택담보대출을 부당 취급하면 엄중 제재하겠다고 여러 번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금융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가 계속 발생하고 있고 관리 감독도 되지 않고 있습니다.
MBC 뉴스 양관희입니다. (영상취재 김종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