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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김장철 앞두고···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 화재


◀앵커▶
10월 25일 밤 대구 매천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큰불이 나 과일과 채소 점포 69곳이 잿더미가 됐습니다.

경찰은 내부 CCTV를 확보해 화재 원인이 방화인지 전기적 요인인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손은민 기자와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손 기자, 화재 개요부터 정리해볼까요.

◀기자▶
대구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불이 난 시각은 25일 밤 8시 반쯤입니다.

불은 3시간 반만인 자정쯤 완전히 꺼졌지만, 청과시장 농산A동 점포 69곳, 8천㎡를 태워버렸습니다.

중매인들은 화염이 치솟는 시장에서 과일이나 채소, 납품 장부 등을 하나라도 건지려고 애썼습니다.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 중앙청과야채부 유근호 조합장은 "추워지는데 상인들이 장사할 자리가 없고 하니까 그게 첫째 문제고 전산, 계산서 같은 게 다 타고 나니까 지금 외상값 등 문제가 최고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번에 불이 빠르게 번졌는데, 어떤 목격자는 '펑하는 소리를 여러차례 들었다'고도 진술하지 않았습니까.

화재 원인 좀 나온게 있나요.

◀기자▶
시장 건물은 불에 잘 타는 샌드위치 패널 구조물입니다.

게다가 여러 점포가 비닐 소재로 칸막이를 만들고 밀집해 있어 불길이 빠르게 번졌습니다.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은 화재 현장에서 합동 감식에 들어갔는데요.

발화 원인을 찾기 위해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청과물 구역 동편에서 감식이 이뤄졌습니다.

경찰은 CCTV를 확보해, 화재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대구 강북경찰서 박성훈 형사과장은 브리핑에서 "출입자에 의한 방화 가능성이 있는지 그리고 내부에서의 어떤 실화 가능성 또는 단순한 전기 안전 감전이나 이런 부분까지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닥공사를 위한 시너 등 인화물질이 건물 안에 있어 폭발했다는 목격자 진술도 있었지만, 내부 CCTV를 살펴본 대구시 관계자에 따르면 그런 장면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CCTV를 본 경찰은 건물 천장 쪽에서 불꽃이 떨어지며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수거한 잔해를 정밀 검사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찾을 계획입니다.

◀앵커▶
김장철을 앞두고 일년 중 가장 많은 물량을 보관하는 시기 아닌가요?

◀기자▶
이번 화재로 김장철과 겨울을 앞두고 경매받아 보관 중이던 야채와 과일들이 무더기로 불에 타버렸습니다.

상인들은 이 현장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었는데요.

농산물은 물론 거래내역 등이 있는 장부나 컴퓨터까지 불에 타 버려 정산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저희 취재진과 만난 한 상인들은 "과일을 층층이 가득 쌓아뒀는데, 눈물 밖에 나지 않는다"고 했고요.

또다른 상인은 "거래 물량의 80%를 수기로 작성하고 있는데, 그 장부가 없으면 금액 차이로 액수가 안 맞아 거래대금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또 피해 점포들은 가건물인데다 보험가액 결정이 어려워 화재보험 가입조차 사실상 받아주지 않는다고도 털어놨는데요.

불이 난 건물 소유주인 대구시가 지방제정공제회에 가입돼 있지만 건물에 대한 보상 비중이 커, 시설물과 농산물 등 대물 피해 보상이 얼마나 이뤄질 지 미지수입니다.


◀앵커▶
대구시가 급하게 피해 복구 대책을 내놨죠?

◀기자▶
대구시는 경영안정자금 대출 시 이자 지원과 긴급생계지원을 적극 검토하는데 지난 2016년 서문시장 4지구 화재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중도매인들의 요청에 따라 농산물 경매와 유통에 차질이 없어도록 주차장 등을 활용해서 임시경매장과 중도매인 점포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조만간 겨울철에 들어서면 임시천막 형태의 점포는 한계가 있는 만큼 원활한 농산물 유통과 피해 복구에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손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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