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청이 이틀째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가운데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김동연 지사는 2월 2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하버드 대학 두 명의 정치학자는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제목의 책에서 그 답을 두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김 지사는 "첫째는 정치집단 간 ‘상호 관용’이 없기 때문"이라며 "생각이 다른 집단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탄압하여 없애려 하고, 딱 지금 우리의 모습"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제가 보다 주목하는 것은 두 번째 이유다. 바로 ‘자제하지 않는 권력의 행사’"라며 "법 집행 등을 앞세워 무자비하게 권력을 남용하는 것이다. 태평양 건너 남의 나라 이야기일까? 선택적 정의나 사법처리. 그것이 지금 우리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현 세태를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상호 관용이 사라진 것에 대해서는 우리 정치권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면서도 "그에 앞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권력 행사를 자제할 줄 아는 성숙함이 필요하며, 함부로 권력을 휘둘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과거에는 민주주의가 쿠데타 등 폭력에 의해 무너졌지만, 이제는 합법적으로 선출된 권력에 의해 무너진다고 한다"며 "특히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시절 민주주의가 크게 훼손되었다고들 하다"고 했습니다.
이는 김 지사가 검찰의 경기도청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대해 "검(檢)주국가'의 실체를 똑똑히 봤다"고 비판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그는 2월 22일 저녁 자신의 SNS에 "수사 중인 사건은 수년 전 일이고, 저는 이화영 전 부지사와 일면식도 없다"며 "지금 청사로 도청을 이전한 것은 2022년 5월이고 제 컴퓨터는 취임한 7월부터 사용한 새 컴퓨터인데, 아무것도 없을 것을 알면서 압수수색을 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어 "(경기도청에 대해) 열세 차례 이상 진행된 압수수색과 검찰권 오·남용으로 도 행정 마비가 빈번했고 그 피해는 온전히 도민에게 돌아가고 있다"며 "이게 대통령의 뜻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민(民)주국가'가 아니라 '검(檢)주국가'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며 "오늘 제가 그 실체를 똑똑히 봤다. 이런 무도함이 계속된다면 국민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경고했습니다.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은 전 경기도지사 시절 대북 문제와 관련해 전 경기도지사 재임 기간에 진행됐던 대북 사업, 전 도지사 방북 추진, 쌍방울 그룹 관련 사업에 대한 것"이라며 "수사 중인 혐의와 무관한 대상이나 업무자료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바 없다"고 반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