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문화방송은 최근 수돗물 안전을 고민하고 대안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연속 보도를 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환경부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대구MBC 보도에 대해 연일 악의적이고 사실과 다른 과장된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데요,
심지어 일부 기사에서는 사실 관계를 전달받고도 이를 외면하는 등 의도적이라고 볼수 밖에 없는 보도를 내놓고 있습니다.
심병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구MBC는 지난 7월 21일, 대구시 상수도 사업본부가 제공한 주요 정수장들의 물을 부경대학교 이승준 교수팀에게 맡겨 총 마이크로시스틴 검사를 했습니다.
그 결과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정수한 물에서 미국 환경보호국의 아동 허용 기준치에 가까운 0.226 ~ 0.281ppb가 검출됐다는 보도를 했습니다.
이 보도가 나간 뒤 달성군 현풍읍 가정집의 수돗물 필터에서 녹색 물질이 끼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대구MBC는 그 물질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대구시 상수도 사업본부에 공동조사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단독으로 이승준 교수팀에 유전자 검사를 맡겼고 유해 남세균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승준 부경대학교 교수▶
"마이크로시스틴을 그러니까 남세균 독성 물질을 만들 수 있는 남세균이었습니다. 즉 가정집 필터에 있는 세균은 유해 남세균이었고요. 유전자 검사법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취재진은 더 정확한 검사를 위해 정부와 대학의 공공기기실인 '경북대학교 NGS 센터'에도 최첨단 유전자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샘플에 있는 모든 유전자를 검사하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석법'인데 여기서도 유해 남세균이 확인됐습니다.
◀신재호 경북대학교 NGS 센터장 교수▶
"이 방법은 남세균이 있는지 없는지 뿐 아니라 그것이 몇 마리가 어떤 종류가 얼마나 있는지 전체 세균 중에 얼마나 있는지 그런 거를 다 알려주는 방법이죠. 있습니다. 나왔습니다. 한 2% 정도가 남세균인 걸로…"
이 검사법들은 세계적으로 공인된 방법이지만 환경부는 우리나라의 공인검사법이 아니라면서 신뢰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환경부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한발 더 나아가 대구MBC와 환경 단체들이 '녹조 괴담'을 퍼뜨리고 있다면서 공격하고 있습니다.
수돗물 필터에서 남세균이 검출됐다는 대구MBC 보도와 관련해서 조선일보는 10월 20일 기사에서 국립환경과학원의 잘못된 주장을 근거로 'MBC가 무독성 물질을 남세균으로 둔갑시켰다'며 사실과 다른 보도를 했습니다.
대구시에 녹조 의심 신고로 들어온 수돗물 필터를 대구시 상수도 사업본부가 현미경으로 검사하는 장면을 대구시와는 다른 녹색 수돗물 필터를 검사해 녹색 물질이 남세균이라고 밝힌 이승준 교수팀의 현미경 사진으로 오인한 것입니다.
이 기사는 조선일보가 보도를 낸 다음날인 10월 21일에 열린 환경부 국정감사에서도 최대 쟁점이였습니다.
◀현장▶
이수진 국회의원
(이거 실물 검사, 하셨습니까?)
김동진 국립환경과학원장
"아닙니다."
(실물 검사 안 하셨죠.)
"보도.."
(저 보도 사진 보고 하신 거죠)
"예, 그렇습니다."
(아니 어떻게 과학원이 그럴 수가 있습니까?)
국립환경과학원이 해당 사진의 출처를 대구MBC취재진에게 확인만 했다면 이런 논란은 피할 수가 있었던 사안이었습니다.
그런데, 더 이해할 수 없는 건 조선일보입니다. 조선일보는 기사를 내기 이틀 전인 10월 18일.
문제가 된 사진이 이승준 교수팀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대구MBC 취재진으로부터 이미 설명을 받았습니다.
대구MBC 취재기자의 카카오톡을 보면 문제가 된 사진은 이승준 교수의 현미경 사진이 아니라 대구시 상수도 사업본부에 신고된 의심 사례를 검사하는 하는 장면이라며 조선일보 기자에게 밝히고 있습니다.
이런 내용을 전달 받았음에도 조선일보는 사실을 외면한 채 기사에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환경 단체들은 일련의 조선일보 보도가 명백한 오보라면서 언론중재위에 제소할 방침이라고 밝혔고, 이수진 의원은 한화진 환경부 장관과 김동진 국립환경과학원장을 위증한 혐의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고발 의결을 요청해 놓고 있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마승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