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온라인 상에서 만난 미성년자를 속여 부모의 신상을 알아낸 뒤 휴대전화 결제로 수백만 원씩 편취하는 사건이 최근 우리 지역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친구를 소개해주면 돈을 돌려주겠다고 아이들을 협박해서 피해자를 늘려왔는데요. 취재기자와 이 소식 더 알아보겠습니다.
손은민 기자, 아이도, 부모도 수백만 원의 통신요금이 나온 뒤에야 사기 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요?
◀기자▶
대구에 사는 김모 씨는 자신의 명의로 된 중학생 아들 휴대전화로 지난 10월 중순부터 2주 동안 480만 원이 결제된 걸 보고 피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결제 내역을 보면, 게임 아이템을 사서 한 달에 90여만 원씩 10월과 11월치 콘텐츠 결제 한도를 꽉 채워 썼고요.
또 소액 결제로 게임기를 사고 배달 앱을 통해 음식을 시켜 먹거나 숙박업소를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중학생 아들이 SNS를 통해 알게 된 남성에게 속아서 부모님 개인 정보를 알려주고 인증번호를 불러주는 등 시키는대로 했다가 벌어진 일인데요.
이 남성은 '게임쿠폰과 현금 15만 원을 준다'고 아이들을 속였습니다.
피해 학생 아버지인 김모 씨 이야기 들어보시죠.
◀김 모 씨 피해 중학생 부모▶
"부모님의 인적사항이 필요하다 인적 사항을 이용해서 계정을 (만들거나) 소셜커머스 사이트에 가입해서 아이템을 구입하게 하고… 앞엣것까지 다 갚아준다고 하면서 애가 점점 끌려갈 수밖에 없게…"
휴대전화 소액결제 한도를 최대로 풀거나 결제 사실을 들키지 않도록 문자와 메일을 삭제하라고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마지막엔 다른 친구를 데려와야 한다고 압박했습니다.
김 씨 이야기 다시 들어보시죠.
◀김 모 씨 피해 중학생 부모▶
"(결제액을) 돌려 받고 싶으니까 '또 한 사람을 소개해 달라 그러면 준다' 그러면 돌려 받고 싶은 마음에 또 다른 친구를 끌어들이고 지금 이렇게 피라미드 형식으로 계속…"
◀앵커▶
이런 수법으로 같은 반 친구 5명이 피해자가 됐다고요?
◀기자▶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5명입니다. 모두 같은 중학교 같은 반 친구고요.
부모님 명의 휴대전화를 통해 3주동안 수백만 원씩 피해를 입었는데, 총 피해 금액이 2천만 원에 달합니다.
피해 학생 부모들은 사기 혐의로 이 남성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을 용의자로 수사 중인 사기 사건이 전국에 이미 여러 건 있고, 이런 식으로 온라인에서 미성년자 등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등을 알아내 비대면으로 돈을 편취하는 사기 사건이 최근 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대구 수성경찰서 박정식 수사2과장입니다.
◀박정식 대구 수성서 수사2과장▶
"비대면으로 인증이라던가 계좌번호, 결제 정보를 알려주게 되는데, 사기를 당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특히 이런 건 최근 유행하고 있는 수법이기 때문에 자녀분들이나 부모님들이 주의를 기울여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의 신상을 파악하는 한편, 대구에도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