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3월 최장기 산불로 기록된 울진 산불 발생 당시 8백 60억 원의 국민 성금이 모금됐습니다.
이후 6개월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3백 70억 원가량의 성금은 아직도 집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재민들 가운데 85%가 여전히 임시주택에 거주하고 있는데, 피해 주민들은 속만 태우고 있습니다.
김형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3월 산불로 마을 전체가 불타 폐허로 변해 버린 울진군 북면 소곡리 이재민들은 힘겨운 임시 주택 생활을 6개월째 이어가고 있습니다.
◀남상억 울진군 북면 소곡 1리▶
"여기 오니까 전에 불타기 전보다 못해요. 여기 있으니 뭐 사는 같지도 않고 억지로 사는 거지"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다가올 겨울은 어떻게 견뎌낼지 걱정이 앞섭니다.
◀남응숙 울진군 북면 소곡 1리▶
"아직 추위가 안 닥쳐 잘 모르겠는데, 어디 뭐 바람 막을 곳이 한 군데도 없어요. 그러니까 이게 뭐 참말로 영하로 내려간다 이러면 (걱정입니다.)"
정부 지원금과 국민 성금을 합쳐 1억 원 안팎의 피해 지원금을 받았지만 새집을 짓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장도영 울진산불 이재민대책위원장▶
"건축 자재비가 너무나 올랐습니다. 이재민들 가운데 15%밖에 건축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85%는 아예 지금 손도 못 대고 있습니다."
더구나 중소 상공인과 농어업 피해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피해 지원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윤은경 울진군 정책복지과장▶
"(정부의 농작물 피해 산정이) 현 시세하고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농민들도 그런 분야에 있어 불만을 많이 가지고 계시죠.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 같은 경우에도 실제 피해액보다는 한 20% 정도밖에 피해(보상을) 그걸 못 받았어요."
이 때문에 울진 산불 피해 주민들을 위해 모인 국민 성금을 조속히 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울진 산불 국민 성금은 모두 860여억 원, 이 가운데 370억 원의 성금은 아직도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혜선 울진산불 피해 이재민▶
"구호 협회에서는 우리를 위해서 주신 그 성금을 왜 움켜쥐고 우리에게 왜 안 돌려주시는지 저희는 정말 답답하고"
울진군의회도 재해구호단체의 지원 기준이 지나치게 형식적이고 엄격하다며, 조속한 지원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임승필 울진군의회 의장▶
"국가는 보상법의 정해진 기준에 따라서 얼마 이상은 지급을 못 하니까 그 나머지는 성금으로 채워줘야 하는데 (재해구호단체의) 성금이 국가보다 더 까다로운 법을 가지고 지금 잣대를 대고 지급을 하지 않는다는 거는"
이에 대해 전국재해구호협회 측은 지자체와 행정안전부 등 유관 기관과 협의체를 구성해 지원금을 집행하고 있으며, 남은 성금 370억 원도 지역 공동체 회복을 위해 빠른 시일 내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김형일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