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세계지도인 '만국전도'가 도난된 지 29년 만에 고향인 예천으로 돌아왔습니다.
1661년에 만들어진 이 지도에는 울릉도와 백두산이 표시돼 있는데요,
조선 중기에도 울릉도와 백두산을 우리 영토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근거 자료로도 활용 가치가 높다는 평가입니다.
김경철 기자입니다.
◀기자▶
안동의 한 식당. 경찰이 뜯겨진 벽지 사이에서 빛바랜 종이를 꺼내 펼치자 세계지도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1661년 만들어진 보물 1008호 '만국전도'입니다.
경찰과 문화재청 사범단속팀이 4년 전인 2018년 안동의 골동품업자 아내가 운영하는 한 식당 벽지 안에서 찾아낸 겁니다.
예천 함양박씨 미산고택 후손이 1993년 도난 당한 후 25년 만입니다.
지도는 그 후 4년간 국립문화재연구원에서 보관돼 오다 지난 1일자로 소유자가 예천박물관에 기탁하면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박재문 함양박씨 미산고택 후손▶
"(조상들이) 다 예천 맛질이라는 곳을 기반으로 해서 의병대장도 하시고, 일기도 써 오시고, 문집도 만들고 하셨기 때문에 그쪽(예천) 지역 분들한테 먼저 알려지고..."
이 지도는 이탈리아 선교사 '줄리오 알레니'가 만든 한문판 세계지리서 '직방외기'에 실린 만국전도를, 조선 중기인 1661년 예천 출신 박정설 선생이 필사한 겁니다.
국내 현존하는 세계지도 가운데 가장 오래됐고, 문화재적 가치도 큽니다.
◀조영호 예천박물관 학예사▶
"알레니의 '만국전도'에 기록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영토인 울릉도와 백두산, 그리고 8도에 대한 기록이 있어서 (조선 중기) 영토 인식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만국전도 외에도 함양박씨 미산고택에서 소장하던 고서적 116점도 함께 기탁됐습니다.
◀김학동 예천군수▶
"곧 환수 기념식을 개최하고, 기획 전시를 해서 이 기쁨을 많은 분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예천박물관은 이번에 기탁된 만국전도를 오는 10월 독도의 달을 맞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김경철입니다. (영상취재 임유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