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농산물 가격은 폭락하고 인건비와 자재비는 크게 오르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면서 농가의 경영 위기가 표면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올들어 농민들의 대출 연체율이 2배나 높아졌는데, 빚을 견디지 못해 도산하는 농가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장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선친에 이어 6년 전부터 과수 농사를 짓는 신한용 씨,
인건비를 줄여보려고 폭염에도 혼자서 농장 일을 하지만 농협 대출금의 이자조차 갚기 버거운 게 현실입니다.
◀신한용 영덕군 지품면▶
"한 달에 약 2백만 원, 이자만 그렇게 나가고 있어요."
농자재값 등은 해마다 오른 데 반해, 농산물 가격은 수년째 폭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한용 영덕군 지품면▶
"인건비, 자재비 모든 게 상승하는데 농산물 가격은 안정화되지 않고 폭락하고, 이게 계속되다 보니까.. (가격이) 폭등하면 국가에서 수입을 해서 가격을 안정화시킨다 말이죠. 떨어지는 것에 대해선 보전해 주지 않아요."
이렇다 보니 시설 투자를 많이 했거나 규모가 큰 젊은 농민 상당수는 도산 위기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권오삼 전 영덕군 농민회장▶
"젊은 사람들은 거의 한 사람이 3~4억 빚을 다 지고 있거든요. 아직은 견디고 있는데 조금 더 있어서 상환을 할 때가 되면 모두 파산하는 거지요."
◀신한용 영덕군 지품면▶
"버티다 버티다 안 돼서 결국 경매로 넘어가서 신용불량자가 된다든지 좋지 안 좋은 사례들도 제가 듣기로는 몇 군데 나오고 있어요."
실제로 2023년 들어 농협상호금융의 대출 연체율은 크게 올랐습니다.
2018년부터 줄곧 1% 안팎이던 것이 2023년 들어서는 2.42%로 2배가량 뛴 겁니다.
특히 경북지역은 3.38%로 전국 16개 광역시도 가운데 3번째로 높았습니다.
전국 지역농협의 연체 금액도 최근 6개월 만에 4조 원에서 8조 원으로 2배 증가했습니다.
농민단체들은 농가의 연체 규모가 커지면서 농협이 자칫 손실 보전을 위해 대출 이자를 높일 경우 상황은 더 악화한다며 정부 차원의 모니터링과 대책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장성훈입니다. (영상 박주원, 그래픽 김상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