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445명.
지난 5년간 우리 주변 일터에서 일하다 목숨을 잃은 노동자 수입니다.
더는 일하다 죽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쳤습니다.
이런 염원을 담은 중대재해처벌법이 내일부터 시행됩니다.
가장 윗선인 최고 경영자에게까지 일터의 안전 관리 책무를 무겁게 지우자는 겁니다.
현장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먼저, 앞으로 무엇이 달라지는지,
손은민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손은민 기자▶
사망사고 같은 중대한 재해가 발생하면 이제는 현장 책임자뿐만 아니라 사업주와 경영자도 강한 처벌을 받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형사 처벌의 상한은 없고 하한선이 생긴 겁니다.
동시에 기업도 50억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제 경영자는 현장의 위험요소를 미리 확인하고 없애는 '안전보건관리체계'를 만들어 지켜야 합니다.
이런 의무를 소홀히 했다 사고가 나면 이 법의 적용을 받게 됩니다.
정부는 일터에서의 안전 의식이 크게 바뀔 거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윤태 대구지방고용노동청장▶
"최고 경영자의 안전에 대한 강한 의지와 실천이 현장 근로자에게 전달되고, 기업의 안전 문화가 확산해 결과적으로 중대 재해가 예방되는 효과가 있을 걸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 법 적용을 받는 곳은 전체 사업장의 1%도 안 됩니다.
근로자 50인 미만인 사업장과 공사비 50억 원 미만 건설 현장은 2024년까지 예외로 둔 탓입니다.
그중 5인 미만 사업장은 아예 법 적용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 사업장에서 산재 사망자의 80%가 발생한다는 것,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법 적용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건설업계에선 불법 도급이나 저가낙찰제 같이 사고를 유발하는 근본 원인을 이 법으로 해결하기엔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민소현/전국건설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
"안전한 시공을 위해선 뭐가 필요하고 공사 기간은 어느 정도 해야 하고, 비용도 어느 정도 된다. 이런 것들을 담아야 하는데 중대재해법은 그런 걸 담는 게 아니다 보니까···."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규모 사업장과 공사 발주처 등으로 책임과 처벌 대상을 확대한 중대재해법 개정안과 건설안전특별법이 발의됐습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C.G.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