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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매 맞다 탈출해도 '추방 위기'···"사주는 입막음 시도"

도건협 기자 입력 2026-06-16 20:30:00 조회수 58

◀ 앵 커 ▶
사장의 상습 폭언과 폭행을 견디다 못해 탈출한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보도 이후 공장에 남아 있던 동료 노동자 3명도 결국 추가로 탈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장이 폭행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노동자들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하는 듯한 녹취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구제해야 할 법과 제도는 오히려 피해자들을 불법 체류자로 내몰고 있습니다.  

도건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북 영천의 제조업체에 남아 있던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 3명이 추가로 공장에서 탈출했습니다.

먼저 나온 20대 청년을 포함해, 해당 공장의 이주노동자 4명 모두 일터를 떠난 겁니다.

6월 12일 첫 보도가 나간 다음 날, 사업주는 남아 있던 이주노동자를 불러 모아 회유합니다.

◀업체 사장▶ 
"인도네시아 사람 한국 사람, 사람이 똑같아. 때려는 원래 다 안 돼. 근데 '내가 때려'는 이유가 있어요. '싫어' 이유가 아니야. 어? 다치면 위험해. 일부러 때리는 게 있어. 내가 일부러 이거 쇼크 주는 거야."

그러고는 감독기관 조사 때 특정 진술을 유도하며 은폐를 시도합니다.

◀업체 사장▶ 
"셋 중에 누구 한 명이라도 말을 잘못하면 세 명이 동시에 문제가 생기는 거야. 어떤 상황이든 내가 말한 대로 하면 절대로 문제가 없어."

이번에 공장을 탈출한 이주노동자들이 평소 사장에게 들었던 일상적인 폭언도 추가로 확보됐습니다.

◀업체 사장▶ 
"야! 너 때문에 내 머리 아파 죽겠어. 어? 죽겠어 죽겠어 죽겠어. 머리 너무 아파 내가 아파 죽겠어. 네가 아파는 XXX아 '싫어'고 내가 아파는 '괜찮아'야? (아닙니다.)"

사장의 기분이 좋지 않으면 이유도 모르고 얻어맞았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통역사▶ 
"머리 아파, 머리 아파, 인마 머리 아파, 머리 아파, 귀에 두 번 맞히고 머리에다가 두 번 맞췄어요."

업체 사장은 폭행 사실이 없다고 반박한 가운데 피해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 온 뒤 처음으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습니다.

의료진은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이들에게 신체적 치료뿐 아니라 트라우마 치료도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양선희 대구의료원 직업환경의학과장▶
"근무 환경에 대한 작업에서의 위험이나 자기 보호나 이런 거가 지금 전혀 되어 있지 않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더 큰 문제는 폭력을 피해 도망쳐 나온 이들이 마주해야 할 현실이 막막하다는 겁니다.

당장 두 달 뒤 계약 만료를 앞둔 한 노동자는 한국에 더 체류하려면 새 일자리를 구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폭행을 한 사주가 이직 신고를 해줄 때까지 최대 보름 동안은 구직 활동을 할 수 없습니다.

노동계는 가해 사주에 대한 처벌과 함께, 이주노동자의 자유로운 사업장 이동을 가로막는 고용허가제의 독소조항을 당장 고쳐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김희정 대구경북이주연대회의 집행위원장▶
"다시는 이런 회사에 이주노동자들을 고용할 수 없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게 법으로 고용 허가 취소가 되든 아니면 아예 뭐 블랙리스트를 만들어서 사업장 공개를 하든 이런 방식으로 해야 할 것 같고···"

무엇보다 원할 때 회사를 옮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용기를 내서 지옥 같은 일터에서 탈출했지만,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는 이들을 또다시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MBC 뉴스 도건협입니다. (영상취재 한보욱 그래픽 한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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