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향사랑 기부제가 첫발을 뗀 지 이제 1년이 다 돼 가는데요.
열악한 지방재정을 확충해 지방 소멸에 대응하겠다는 당초 계획과 달리, 경상북도 대부분 지자체에서 모금 실적이 저조하기만 합니다.
김경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0만 원을 기부하면 연말정산 시 세액공제는 물론이고, 3만 원 상당의 답례품도 받을 수 있는 고향사랑 기부제.
시행한 지 1년도 되지 않았는데, 예천군의 모금액은 지난주 8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모금 건수는 4천여 건.
4천여 명의 출향인이 평균 20만 원씩 기부한 셈입니다.
예천군은 2023년 8월 기준, 모금 실적을 공개한 전국 177개 지자체 가운데서도 모금액 전국 1위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2023년 여름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었을 때 기부금이 크게 늘었습니다.
◀이자연 예천군 징수팀장▶
"수해가 발생했을 때 출향인 분들께서 예천이 큰 어려움을 당하고 있으니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힘을 많이 실어 주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예천군의 경우와 달리 다른 많은 지자체에서는 고향사랑 기부제 모금액이 예상보다 저조한 상황입니다."
현재까지 경북 전체의 고향사랑 기부금은 53억 4천여만 원.
예천과 의성, 안동은 비교적 기부금이 많이 모였지만, 아직 1억 원을 채우지 못 한 지자체도 여럿 있는 걸로 파악됐습니다.
경상북도는 당초 시군과 별도로 연말까지 10억 원의 고향사랑 기부금을 모으겠다고 목표를 세웠지만, 최근 목표액을 5억 원으로 대폭 낮췄습니다.
아직 4억 원밖에 모금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서영재 경상북도 고향사랑팀▶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서 기부가 많이 저조했던 것 같습니다. 젊은 층들이 좋아할 만한 답례품들을 추가적으로 선정해서 연말정산 시즌에 대비할 예정입니다."
저조한 모금액을 끌어올리기 위해 포항시는 서핑 강습권을 답례품으로 제공하는 등 지자체마다 답례품 다양화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국회에서는 최근 고향사랑기부제의 연간 기부 상한액을 4배로 올리고, 기부자가 마음에 드는 사업을 정해 기부하는 '지정 기부제'도 도입하기로 했는데,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MBC 뉴스 김경철입니다. (영상취재 임유주, 그래픽 황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