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만남이 엇박자를 보이면서 ‘실패한 회동’이라는 평가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여사 문제의 해법을 두고 3가지 요구를 제안했지만, 윤 대통령이 거절 의사를 밝히면서 강한 의견 충돌이 있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회동 이튿날 부산 범어사를 방문해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라는 입장을 밝히며 김 여사 문제에 대한 변함없는 상황 인식을 보였습니다. 이번 월간 정치에서는 윤-한 회동에서 나온 3대 요구와 파장을 살펴보겠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두 분 평가를 한번 들어보고 싶습니다. 이 요구는 해볼 만한 요구였고, 어느 정도 진척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그러니까 이제 예를 들면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 ‘7상시’라고 그럽니까? 아니 제가 보기에는 쉬운 일이 아닙니까? 대통령이 최근에 와서 직접 이야기한 건 아니지만, 전원이 내가 그 친윤계, 그러니까 윤 대통령을 굉장히 호위하던 세력들을, 하도 이준석 대표 시절에 말이 많으니까 100여 명을 잘랐다고 그랬잖아요. 7명, 10명 자르는 게 뭐가 그리 문제가 됩니까?
왜냐하면 물론 그 당사자들은, 행정관들은 '아니, 한동훈 대표가 뭔데 굴러온 돌이 우리 박힌 돌을 빼내느냐, 우리가 정권 창출에 얼마나 기여했느냐.'고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참모라는 것은 그렇게 냉혹한 겁니다. 그건 좀 아주 거칠게 표현하면 소모품일 수 있는 것이죠. 참모는 특정 시절에 맞지 않으면 자기 자리가 맞지 않다면 떠나야 하는 것이고, 그건 국민이나 국가지 대사를 운영하는 데 그것을 못 한다는 것은 얘기가 안 되는 것이죠.
그런데 이 부분도 대통령이 한 대표한테 얘기했다는 거잖아요. 나는 그렇게 많은 사람도 잘랐는데 이걸 보고 하겠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접점의 가능성이 있는데 상당 부분의 어떤 김 여사 활동을 자제시키겠다든가, 자제하고 있다든가 여러 가지 공통된 분야가 있는데, 좀 약간 두 사람 간의 정치적 심리 상태가 이걸 용인하지 않고, 특히 또 주변을 둘러싼 참모들도 아까 우리 미장 보니까 회담의 장치 이런 것들에 대해 몰입하면서 이 회담 자체를 좀 어그러지게 하려고 하는 모종의 여러 가지 분위기가 있다. 이것이 지금 집권 여당과 대통령실 간에 상당한 문제가 아닌가?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어떤 보도로는 대통령이 '내가 여사에게 그런 말을 할 처지가 아니다'까지 얘기하는 정도라고 하니까, 그렇다고 하면 저는 인적 쇄신 부분에서는 충분히 결과를 내놓을 수 있었고, 또 그래야 하지 않았냐.
지난번에 대정부 질문을 보면서 저는 맨 처음에 딱 놀란 게 뭐냐면, 한덕수 총리가 아직도 총리야? 그분 사의를 표명하고, 그게 언젠데 아직도 총리를 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리고 이상민 장관, 그 이태원 참사의 그런 분들 같은 경우에는 얼마든지 벌써 교체했어야죠.
그리고 의정 갈등 문제를 풀기 위해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교체해야 한다는 것은 의정 갈등의 대화 전제조건처럼 지금 되어 있는데, 그렇다면 얼마든지 내각의 중요한 부분들을 쇄신하면서 대통령이 자기가 아무리 아까운 사람이라 하더라도 '내가 부족해서 저 사람들을 어쩔 수 없이 잘랐다.'라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반성도 하고, 국민한테 새로운 모습도 보여주고, 이렇게 하면서 한 대표와 어느 정도 의논이 됐다면 여당 대표도 좀 살려주고, 당신도 새로운 모습으로 일신하고 이러면 얼마든지 가능했을 텐데, 이 회담의 성과를 낼 생각 자체가 없었던 것 아니냐, 그런 점에서 아쉬운 거죠.
[김상호 사회자]
지금도 자제하고 있고, 앞으로도 자제하려고 한다, 이렇게 대통령이 얘기했다는데, 김 여사는 활동을 자제할까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그럴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이게 지금 그 사과의 문제 있지 않습니까? 명품백 사건에서 본격적으로 지금 시작됐는데, 그게 1년이 됐더라고요. 작년 11월이잖아요. 그건 참 많은 국민이 좀 의아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그게 한편으로는 좀 뭐랄까, 악랄한 몰카 이런 것이 배경이 되어 있는데, 그걸 정무적으로 진솔하게 자초지종을 잘 설명하고 잘못된 부분, 정권 집권 초기에 사저에서 일어난 일이기도 하고, 좀 약간 그 장면을 제가 보면, 비디오를 보면 이해할 측면도 있다고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어쨌든 참 어처구니없는, 약간 망신이 든 그런 상황이 됐는데, 그러니까 참모들이 할 일은 그런 것이죠. 문제가 있는 이 사안에 대해서 정말 국민이 원하는 사과가 100이라면 한 120 정도 이상 사과해야 하는데, 그게 늦었다는 것이고 이 사안은 정말 빨리 사과했어야 좀 여러 부분이 풀려나간다. 굉장히 인화성이 강하고 좀 호사가들이 좋아하는 스토리잖아요. 그걸 왜 이렇게까지 질질 끌고 오는지, 그건 좀 의문이죠. 정권 집권 초기에 사저에서.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그 자제요. 우리가 가까이서 보고 있지 않습니까? 홍준표 대구시장님이 발언을 자제하겠다는 얘기를 수도 없이 하지 않습니까?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김상호 사회자]
왜 뜬금없이 홍준표 시장에 의문의 1패를 안기시고 그 비유를 하신 건데, 홍준표 시장도 내가 발언 자제하겠다고 하고 자제가 되느냐, 활동 안 하겠다고 하지만 활동 안 할 수 있겠느냐? 이 말씀인데, 알겠습니다. 지켜보죠. 둘의 유난 사이 물 건너간 사이다. 아니면 아직 여지는 있다. 김현권 전 의원, 어떻게 보십니까?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저는 지금 이제 그 한 대표 처지가 참 어렵게 되지 않습니까? 이게 어쩌면 당 대표 출마를 성급하게 결정하고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나온 것이 결국 이런 귀결로 다다르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좀 하고요.
이번 회동의 메시지는 대통령 입장에서 명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너는 계속 그 자리에 있기 어렵지 않겠냐"라고 저는 읽혀요. 그래서 대통령은 이미 비대위까지 생각하고 계신 게 아닌가 하는 상당히 우려 섞인 시각이고요.
그렇다면 63%의 지지율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한 대표는 지금이라도 63%의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현재의 정국을 돌파할 문제에 대해서 좀 더 깊이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그러니까 아마 역술가나 점술가들이, 점쟁이들이 많이 나타난 이유도 이런 상황 때문일 것 같습니다. 누가 알겠어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여소야대의 이런 강력한 야당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집권당이 이렇게 분열의 조짐을 보이는 것은 아마 역대 처음일 겁니다. 그건 그만큼 굉장히 얼음 조각 같은 찌지직거리는 소리가 나는데, 아마 깨지면 같이 공멸할 수 있기 때문에 완전히 결별하기도 힘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누가 정치라는 것은 어쨌든 상대와의 관계에서 내 힘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어떤 중심이 돼서 뭘 한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고, 그건 국민 여론이나 언론이나 주위의 어떤 해박한 지식을 가진 사람들의 조언에 의해서 많이 움직여지기 때문에 궤도 수정이 이루어질 수 있겠죠.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윤한 관계가 완전히 제가 보기에는 파국으로 치달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치닫는다는 것은 두 사람의 제가 머릿속에 들어가 본다면 그것은 거의 그다음 선택지가 없어지고, 예를 들면 윤 대통령 입장으로서는 만약에 지금 방금 말씀하신 대로 63%의 당원의 힘을 가진 한동훈인데, 탈당 문제라든가 아니면 어떤 지금 이슈를 갖고 다시 당원들에게 물어보겠다 하는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게 된다면 이게 굉장히 더 복잡해지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접점을 찾는다.
그러니까 제가 보기에는 한편으로는 이것이 나쁘지도 않은 상황인 것이 1, 2인자이기도 하고 집권 세력의 수뇌부인데 그 양측이 당과 정의, 대통령실과 당과 대통령실이 어느 정도는 건전한 긴장 관계가 있어야 차라리 국민은 한편으로는 재미도 있고 어쩌면 생산적인 그런 견제를 할 수 있는 구도도 되지 않을까, 그렇게 좀 좋은 측면을 한번 제가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제 그 상당한 말씀에 동의하는데요. 한동훈 대표는 국민 눈높이를 얘기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제가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현재 정국의 핵심은 김건희 여사란 말이에요. 지금 명태균 의원 폭로 그 관계가 계속 언론에 나오는데, 대통령과 여당 핵심의 생각은 명태균 사건으로 인해서 정국의 위기가 더 심화하여 있는데, 김건희 여사의 문제가 더 심화해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당 대표인 네가 그렇게 나올 수 있어? 이 생각을 지금 하고 계시는 것 같거든요.
그런데 한 대표의 생각은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지금 문제는 김건희 여사 문제를 풀지 않고는 해법이 없다고 보는 거예요. 이 둘 사이에 커다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지난번 회담이 그렇게 귀결된 게 아닌가 싶고요. 그러면 이 김건희 여사 문제를 안 풀고 이 정국을 풀어나갈 수 있느냐, 저는 그것도 어렵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지금 꼬여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