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단독보도로 시작하겠습니다.
전공의가 집단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이탈하면서 우려하던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응급 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해 2시간 반 동안 거리를 헤매다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처할 뻔했습니다.
119 구급대가 야간에 교통사고를 당한 환자 치료를 위해 대구의 모든 상급종합병원에 연락을 했는데요, 단 한 곳도 환자를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변예주 기자의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 자 ▶
2월 20일 밤 11시 13분 대구와 맞붙어 있는 경산시 서상동의 한 교차로입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50대 남성이 오토바이에 치여 쓰러집니다.
사고가 난 시각은 전공의 대부분이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난 첫날 밤이었습니다.
119구급대가 현장에 긴급 출동했습니다.
가슴과 목, 다리 등을 다쳤고 당시 산소포화도가 85%까지 떨어진 상태로'중증 환자'로 분류됐습니다.
가장 먼저 찾은 가까운 종합병원에서는 위중한 상태라며 상급병원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대구에 있는 모든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에 전화를 했지만 하나같이 치료가 어렵다며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 경북소방본부 관계자▶
"대구 관내나 이런 데 다 알아봤고요. 사전에 다 (환자 이송 요청)해봤는데 안 된다 해가지고… 전문의 부재나 의료 장비 부재, 뭐 중환자 포화 상태 여러 가지 이유로 수용이 불가하다고 해서 결국에는···"
이렇게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두 곳을 더 들른 끝에 4번째 도착한 병원에서 겨우 응급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한시가 급한 상황이었지만 응급실 뺑뺑이로 도로에서만 2시간 25분을 허비했습니다.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었는데 조금만 더 늦었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정부와 의료계가 강대강 대치로 맞서는 사이 환자가 치료할 곳을 찾지 못한 채 거리를 헤매는 등 응급 의료에 구멍이 뚫리고 있습니다.
MBC 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편집 장성태, 윤종희 / 영상제공 : 안수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