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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에 만난 발레···"기쁨은 말로 표현 못 해요"

◀앵커▶
환갑이 넘어 한글을 배운 만학도 할머니 8명이 결성한 경북 칠곡의 래퍼 '수니와 칠공주' 아실 텐데요.

대구에는 팔순을 앞둔 10여 명의 할머니 발레단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배운 춤으로 행복을 몸짓하는 황혼의 발레리나들을 손은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주름진 얼굴 위로 반짝이는 왕관을 씁니다. 

버선 신던 발에 분홍 토슈즈를 끼워 넣습니다.

그리고는 동그랗게 둘러앉아 발끝부터 몸을 풉니다.

◀현장음▶
"포인(point), 플렉스(flex), 포인, 플레스"

평균 나이 팔순을 앞둔 할머니 발레단입니다.

바 앞에서 굽었던 몸을 곧게 세우고 박자에 맞춰 몸을 움직입니다.

진지한 표정만큼은 프로 발레리나지만. 호흡은 금방 거칠어지고 비틀비틀, 팔다리는 떨려옵니다.

젊을 땐 먹고살기 바빠 발레는 다른 세상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평생 처음 배우는 춤이지만 할머니들은 '살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송점남 77세▶
"가르쳐 주면 따라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싶어서 용기를 내고 싶고··· 아들한테 이거 사진 하나 보냈더니 뭐라는 줄 알아요? '엄마 공연 언제 하는데요? 제가 꽃다발 사서 찾아가겠습니다'
◀기자▶
"기분 어떠셨어요?"
◀송점남 77세▶
"기분 좋죠."

포기했던 어린 시절 꿈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황태숙 77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과 행복함. 또 지금이라도 붙들고 발레를 사랑해고 싶고 하고 싶고··· 발레를 하면 동작도 아름답지만 마음도 아름다워지는 것 같아요"

매주 교회에서 기운 없는 할머니들을 보며 걱정하던 단장이 "우리 춤 한번 춰보자"고 권한 게 시작이었습니다.

◀이희정 시니어발레단장▶
"어르신들에게 발레를 한 번 가르쳐보면 어떨까 하고 제안 드렸는데 모두들 좋아하시는 거예요. 원래 여자들의 로망이잖아요 발레리나가. 굉장히 생기 있어지고요 뭔가 자신감 있어지고···"

교회는 연습실을 제공했고, 발레하는 할머니는 18명으로 늘었습니다.

이번 연말 첫 무대에 오르는 할매 발레단의 소원은 오래오래 행복한 춤을 추는 겁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손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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