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해제했지만, 대구의 부동산 시장은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조정지역 지정 당시에 분양한 신규 아파트 입주 시기가 다가오면서 부동산 시장은 더 얼어붙을 전망입니다.
입주예정자들이 가지고 있던 기존 주택을 처분하기 위해 한꺼번에 시장에 내놓으면서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는 건데요,
입주 예정인 일부 아파트에서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까지 등장했습니다.
한태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의 84㎡형 아파트는 최근 4억 8천만 원에 거래됐습니다.
2021년 5억 8천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0%가량 떨어진 셈입니다.
지금은 이 가격보다 못한 4억 5천만 원으로 매물 시장에 나와 있지만, 거래는 실종됐습니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심리 때문입니다.
◀박호태 00 부동산 공인중개사▶
"2021년 말쯤 조정지역이 해제되었더라면 매수 심리가 이 정도까지는 실종이 되지 않았을 텐데 정치권에서나 너무 눈치를 보는 바람에, 실기하는 바람에 지금 매수 심리가 완전 실종이거든요."
이런 가격 하락과 거래 절벽 현상은 대구 모든 지역이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조정지역으로 지정됐을 당시,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으로 분양받은 신규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에게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최초 분양가보다 수천만 원 낮은 매물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대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3억 9천만 원으로 최고가였던 지난 2021년 9월 4억 7백만 원과 비교해 5% 떨어졌습니다.
대구의 아파트 수요와 공급 현황을 나타내는 아파트 매매 수급지수는 7월 셋째 주 77로 전국에서 가장 낮습니다.
2022년 하반기와 2023년 대구에 공급될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은 4만 가구가 넘습니다.
이 때문에 조정지역이 해제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지만 하락세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김대명 대구과학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
"올해와 내년에 신규 입주가 예정된 물량이 많은데, 지금과 같은 거래절벽 현상이 이어져서 기존 주택 거래가 어렵게 됨에 따라 미입주 현상까지 더해질 경우, 매물 적체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요."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구 아파트 가격에는 아직 거품이 많다는 인식이 많아 당분간 가격이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대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7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그래도 2년 전 가격과 비교하면 25% 높은 수준입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가격이 아직은 비싸다는 인식과 함께, 지속적인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 등 대내외적으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한태연입니다." (영상취재 김종준, CG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