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거침없는 불길에 속수무책으로 타 버린 시장은 날이 밝으면서 처참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시설물은 물론 판매를 위해 보관 중이던 과일과 야채들은 불에 타고 온통 그을렸습니다.
김장철과 겨울을 앞두고 일년 중 가장 많은 물량을 보관하는 시기여서 상인들의 허탈감은 더 컸습니다.
대구시는 후속 대책을 내놨습니다.
이어서 김은혜 기자입니다.
◀기자▶
농수산물 도매시장 건물 지붕 곳곳이 구멍이 뚫리고 내려 앉았습니다.
내부 집기는 물론 과일과 야채가 불에 타고 그을려 나뒹굴고 있습니다.
10월 25일 밤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난 불로 점포 60여 곳이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김장철과 겨울을 앞두고 물량을 가장 많이 경매받아 보관하는 때에 화재가 상인들을 덮친 겁니다.
상인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화재 현장을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정열 농수산물도매시장 상인▶
"이런 일을 겪으니 나는 떨리고 눈물 밖에 안나죠. 생각을 못했죠. (장사한 지) 오래됐는데 과일 많이 층층이 쌓아뒀는데···"
농산물은 물론 거래내역 등이 있는 장부나 컴퓨터까지 불에 타 버려 정산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장종귀 농수산물도매시장 상인▶
"한 80%는 수기로 작성하고 장보고도 아직도 그렇게 작성하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게 없으면 금액 차이로 액수가 안 맞으면 받기도 좀 어려운 상황···"
피해 점포들은 가건물인데다 보험가액 결정이 어렵다며 화재보험 가입조차 사실상 받아주지 않는다는 게 상인들의 말입니다.
◀유근호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 중앙청과야채부 조합장▶
"여기는 시장이라 그런지 저희들은 보험이 안 됩니다. 개인적으로 보험이 안 됩니다"
불이 난 건물 소유주인 대구시가 지방제정공제회에 가입돼 있지만 건물에 대한 보상 비중이 커, 시설물과 농산물 등 대물 피해 보상이 얼마나 이뤄질 지 미지수입니다.
대구시는 경영안정자금 대출 시 이자 지원과 긴급생계지원을 적극 검토하는데 지난 2016년 서문시장 4지구 화재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중도매인들의 요청에 따라 농산물 경매와 유통에 차질이 없어도록 임시 공간을 마련하고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정의관 대구시 경제국장▶
"농산물 경매와 물량 분산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온라인 거래를 확대하고, 시장 내 주차장 등을 활용해서 임시 경매장과 중도매인 점포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조만간 겨울철에 들어서면 임시천막 형태의 점포는 한계가 있는 만큼 원활한 농산물 유통과 피해 복구에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김은혜입니다. (영상취재 한보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