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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 통폐합 조례안, 갈등 이유는?


◀앵커▶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을 대구테크노파크로 통폐합하는 조례안이 대구시의회 상임위를 통과했습니다.

여러 우려와 문제점이 제기됐지만 대구시의회는 앞으로 잘하겠다는 대구시의 원론적인 이야기만 듣고 원안 그대로 통과시켰다고 합니다.

권윤수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네)

조례안 통과 이야기를 하기 앞서서요, 통폐합을 두고 왜 갈등이 생기고 있는지 먼저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지금 여러 기관의 통폐합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테크노파크와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 통폐합이 많은 갈등을 낳고 있습니다.

동대구로를 지나다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만, 두 기관 건물은 모두 동대구로 상공회의소 옆에 위치해 있습니다.

대구시는 중복되는 사업을 없애고 대표 자리를 하나 없애 예산을 아낄 목적으로 두 기관의 통폐합을 추진하는데요.

소관 중앙부처가 달라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대구테크노파크는 중소벤처기업부 소관,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은 산업통상자원부 소관입니다.

그래서 서로 다른 부처에서 국비 사업을 수탁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이 대구테크노파크 안으로 들어가 버리면 앞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일을 못 따게 될까 봐 걱정하고 있는 거고요.

디자인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사업 예산 160억 원인데, 이 가운데 55억 원이 산업통상자원부 관련 예산입니다.

이게 사라져서 직원 인건비를 못 건질까봐 직원들이 우려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런 문제점 제기 오늘 상임위 심사에서도 있었나요?

◀기자▶
네, 심사에 앞서 경제환경위원회 김제관 전문위원은 "출연 기관의 통폐합에 따른 효과와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검토하는 전문 연구 용역을 하지 않았고 기업과 종사자의 의견을 듣는 공론화를 거치지 않아 아쉽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하병문 대구시의원은 "통폐합으로 인해 산업통상자원부의 공모 사업이 지속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병문 의원의 말 들어보시죠.

◀하병문 대구시의원▶
"테크노파크로 소속돼 들어갔을 경우에 산업부에서 하는 그런 사업들도 전혀 국책에 따라 따올 수 없는 그런 현 실정이라고 들었는데?"

◀앵커▶
이런 지적에 대구시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대구시는 국비 사업을 못 따면 그만큼대구 시비 사업으로 메우겠다고 했습니다.

정의관 대구시 경제국장입니다.

◀정의관 대구시 경제국장▶
"만약에 산업부의 예산이 삭감된다면 그만큼의 규모로 시비로 사업을 신규로 하겠다..전혀 직원의 고용 문제라든지 사업의 연속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부분을 명확히 진흥회에 의지를 표명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직원 고용 승계에는 전혀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앵커▶
아니, 예산 절감을 통폐합한다면서 대구 시비를 쓰겠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그런 지적, 시의원들 사이에도 나왔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조직 개편과 산하 기관 통폐합으로 천억 원의 예산을 아낄 수 있다고 밝혔었는데요.

국비를 못 따면 시비로 충당하겠다는 말은 홍 시장의 의도와 상반되는 말입니다.

조경구 대구시의원의 말 들어보시죠.

◀조경구 대구시의원▶
"대구시에서 다시 그만한 금액으로 용역을 발주하겠다고 했는데요. 예산을 절감하겠다고 했는데 예산을 절감하는 게 아니고 도로 더 많이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닌가 싶어서요."

조경구 의원은요, "통폐합을 하려면 디자인진흥원을 먼저 해산해야 하는데, 해산 절차에 문제가 없는지" 따져 묻기도 했습니다.

대구시는 법률적으로 검토한 결과 디자인진흥원 이사회가 해산을 의결해주면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여러 우려와 문제점 제기에도 조례안이 40분 만에 상임위를 통과했죠?

비판이 거세겠는데요.

◀기자▶
네, 대구시의회가 집행부의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대구 경실련은 조례안을 본회의에서 부결하거나 폐기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경실련은 "진흥원 사업 축소, 고용 불안 등 많은 문제점이 제기됐지만 의원들은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토론도 하지 않고 가결했다"고 비판했습니다.

"통폐합될 경우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 구성원은 물론 관련 기업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본회의에서 조례안을 폐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권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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