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무슬림 유학생들이 대구시 북구에 이슬람 사원을 짓는 문제를 두고 반대하는 주민들과 관할 구청, 유학생 간의 갈등이 1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건축 허가를 내줬던 북구청이 지난 2월 돌연 공사를 무기한 중지하라고 명령하면서 갈등은 더 악화됐고, 유학생들이 이 명령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법원이 오늘 구청 명령이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며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손은민 기자▶
대구지방법원 행정1부는 북구청의 이슬람 사원 공사중지 처분을 취소하라고 결정했습니다.
북구청이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면서 건축주에게 사전 통지나 의견 제출 기회를 주지 않은 것, 또 처분의 근거가 되는 법령을 제시하지 않은 것은 절차상 위법하다고 봤습니다.
또 재판부는, 이슬람 사원이 지어지면 주변이 슬럼화되고 주민들의 재산권이 침해된다는 구청의 처분 이유는 법률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주민들과 합의할 때까지'로 정한 공사 중지 처분은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해서 위법성의 정도가 취소를 넘어 무효에까지 이른다고도 강조했습니다.
무슬림 학생들과 시민단체들은 법원 결정을 환영하며 북구청이 공사 재개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인터뷰▶무아즈 라작/무슬림 경북대 유학생
"무슬림 학생들은 아주 기뻐하고 있습니다. 사실 구청의 처분이 위법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예상했어요. 이제 북구청이 이 판결을 따르기를 기대합니다."
◀인터뷰▶박정민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구지부
"(북구청이) 공사가 재개될 수 있도록 좀 노력했으면 좋겠고, 이렇게 혐오와 차별에 근거한 처분이 앞으로는 재발하지 않도록 법치행정원칙을 준수하도록 노력해줬으면.."
북구청은 법원의 1심 판결에 대해 항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법원 판결을 존중하지만 반대하는 주민들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이유입니다.
반대 주민들 역시 공사를 계속 막겠다는 입장이어서 이슬람 사원 건축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이동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