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말 독일 사회를 뒤흔든 크리스마스 마켓 차량 테러를 일으킨 사우디 출신 의사는 소셜 미디어 X의 열성 사용자로 알려졌습니다. 그런가 하면 X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가 독일 정치 문제에 본인의 의견을 강하게 피력하면서 논란을 더 하고 있는데요. 유럽과 독일의 여러 이슈, 대구MBC 시사 라디오 방송 '여론현장' 김혜숙 앵커가 현지원 대구MBC 통신원을 통해 알아봅니다.
Q. 세계 각지 뉴스 현지 통신을 통해 직접 듣는 월드 리포트, 오늘 독일입니다. 베를린의 현지원 통신원 연결돼 있는데요. 안녕하십니까?
A. 네, 안녕하세요.
Q. 네, 새해부터는 프랑스가 빠지면서 유럽 전반의 소식들 독일에 계신 현지원 통신원께서 전해 주신다고 들었습니다. 한 해 잘 부탁드립니다.
A. 네, 잘 부탁드립니다.
Q. 지난 연말에 크리스마스 시장을 겨냥한 테러가 일어났습니다. 유럽 독일도 참 연말이 어수선했겠는데요. 차량이 시장에 돌진해 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다고요? 어떤 사건입니까?
A. 네, 2024년 12월 20일 오후 7시경에 작센안할트주 마그데부르크시의 크리스마스 시장에서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검은색 SUV 차량이 크리스마스 시장을 둘러싼 콘크리트 벽의 6미터 틈 사이로 사람들에게 돌진하여 대규모 인명 피해를 일으킨 것입니다.
차를 몰았던 범인은 범행 직후 즉각 체포되었습니다. 12월 22일에 현지 법원이 범인에게 살인 및 살인 미수 혐의로 체포 영장을 발부했고 범인은 토요일 저녁에 교도소로 이송되었습니다.
사건 현장의 부상자는 즉각 마그데부르크 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하지만 병원의 수용 능력이 충분하지 않아서 일부 피해자는 헬기를 타고 할레의 대학병원으로 후송되어야 했습니다.
Q. 사상자는 얼마나 됩니까?
A. 당국의 초기 발표에 따르면 사망자 1명과 중상 15명을 포함하여 피해자는 약 70명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1월 6일 총희생자 수는 사망자가 6명으로 증가했고, 부상자는 299명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사망자 중에는 9세 아동도 있어서 독일 사회에서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Q. 12월 20일 사건이니까 지금은 범인에 대해서도 좀 전해졌겠군요?
A. 네, 범인은 마그데부르크 인근 베른부르크 시에서 근무하던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50세 정신과 의사입니다. 이 사람이 2020년까지 중독자를 위한 전문 클리닉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수사 당국은 범인이 정신 질환을 앓고 있었는지를 밝히기 위해서 전문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Q. 범행 동기는요?
A. 범행 동기의 경우에는 정확히 밝혀진 것이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마그데부르크 검찰총장은 범행 다음 날 범인이 독일의 사우디아라비아 난민 처우에 대해서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범인은 이슬람 혐오증을 가지고 있으며 독일이 사우디아라비아의 망명 신청자들의 삶을 파괴하고 또 유럽을 이슬람화하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는 독일이 시리아인의 탈출과 이주 그리고 망명 신청을 허용한 것을 비난했습니다.
Q.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이라고 했는데 사우디아라비아는 대표적인 이슬람 국가인데 또 이슬람 혐오증을 갖고 있군요. 이 범인은 좀 의외입니다?
A. 범인은 과거에는 사우디 시민권자였고 무슬림으로 살았지만 종교를 포기하고 독일에서 망명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약 4만 7천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 X를 열성적으로 사용했는데요. 이곳에서 그는 주로 반이슬람 콘텐츠를 매일 게시하거나 아니면 독일의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의 입장에 동의하는 글을 작성했습니다.
Q. 소셜미디어에 또 몰두했었던 이력도 또 확인이 됐군요. 그런데 이 사건 예방할 수도 있었다는데 경찰의 안이한 대응이 또 논란이 되고 있어요?
A. 네, 경찰이 사건 발생 이전 범인에 대한 제보를 받았음이 밝혀졌습니다. 범인은 먼저 온라인상에서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독일인 20명을 살해해도 책임을 물을 것인지 묻는 게시물을 게재했는데요. 이 글을 본 한 제보자가 연방 이민난민청과 베를린 경찰에 범인을 제보했습니다.
그러나 연방 이민난민청은 제보자를 베를린 경찰로 연계했고, 베를린 경찰이 다시 그를 마그데부르크 경찰에게 보냈는데 마그데부르크 경찰은 아무 응답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한 경찰이 계도 조치를 위해서 이미 두 차례 범인과 접촉한 적이 있다는 것 또한 밝혀졌습니다. 계도 조치란 범죄를 예방하거나 사전에 대처하기 위한 편법적인 조치인데요. 잠재적인 위험 인물에게 공공 안전을 방해하는 행위를 자제하도록 경고하는 것을 뜻합니다.
범인은 2023년 9월과 2024년 10월에 각각 협박과 온라인상의 과격한 게시물 게시로 총 두 차례의 계도 조치 면담을 받았다고 합니다.
12월 25일에는 사건과 관련해서 마그데부르크시와 마그데부르크 경찰서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되었습니다. 주 내무부는 주최 측의 보안 개념과 경찰 배치 문제가 수사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발표를 했는데요.
지정된 위치에서 진입로를 보호하고 있었어야 했던 경찰 차량이 해당 위치에 있지 않았던 문제와 그리고 주최 측이 시장과 시장의 탈출 및 구조 경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가 조사될 예정입니다.
Q. 이 범인이 플랫폼 X를 열성적으로 사용했다고 하는데 X의 소유주죠. 일론 머스크, 유럽에 앞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정치 개입이 또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독일을 향해서는 어떤 이야기들을 했습니까?
A. 네, 일론 머스크가 12월 29일에 현지 언론 빌트 암 존탁에 독일의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을 옹호하는 기고문을 게재했습니다.
이 기고문에서 머스크는 독일을 위한 대안에 투표할 것을 촉구하면서 그들이 독일에 있어 마지막 희망의 불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Q. 일론 머스크가 독일 극우 정당 옹호한 거 처음은 아니죠?
A. 네, 그렇습니다. 머스크는 이미 2024년 12월 20일에 자신이 소유한 SNS 플랫폼 X에 오직 독일을 위한 대안만이 독일을 구할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 또한 그는 올라프 숄츠 연방 총리의 마그데부르크 테러에 대한 대응을 신랄하게 공격하면서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Q. 머스크 행보에 독일 정계 반응은 좀 어떻습니까?
A. 이런 행동들은 독일 정치인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비난의 대상이 됐던 숄츠의 경우에 그는 표현의 자유는 머스크에게도 적용이 되지만 그의 판단은 균형 잡히지 않은 것이라고 공개 석상에서 지적했습니다.
또한 숄츠는 지난 세기부터 사회 민주주의 정치를 인정하지 않는 부유한 미디어 기업가들이 있다는 것은 익숙한 일이고, 이런 모욕보다는 머스크가 러시아와의 화해를 설교하고 또 독일을 위한 대안과 같은 극우 정당을 위해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는 점이 훨씬 더 걱정스럽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자민당 대표인 크리스티안 린트너는 슈투트가르트 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독일의 국익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머스크가 독일을 경제적으로 손상시키고 또 정치적으로 고립시킬 정당에 투표하도록 권유함으로써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 독일을 약화시키려 한다는 입장입니다.
녹색당의 총리 후보인 로버트 하베크는 슈피겔과의 인터뷰를 통해 머스크에게 우리의 민주주의에서 손을 떼라고 강하게 경고했습니다. 하베크는 막대한 부와 정보 및 네트워크에 대한 통제, 또 인공지능의 사용 그리고 규칙을 무시하려는 의지가 결합된 것은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공격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Q. 정당을 막론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 그리고 내정 간섭에 대해서 독일의 정당들은 공히 또 비판을 하고 있는 거죠.
그런데 유럽이 지금 최근 극우주의자들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이런 일론 머스크의 언행이 또 자극이 될 수 있다라는 건데 실제로 독일에서 극단주의자들의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면서요, 극우들?
A. 네, 그렇습니다. 2024년에 독일 우익 극단주의자들의 범죄 건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연방 내무부에 따르면 2024년 11월 30일까지 연방 경찰이 우익적 동기를 띤 정치 범죄로 분류한 범죄가 전국적으로 33,963건에 달했습니다.
Q. 구체적으로는 어떤 범죄들이 있어요?
A. 3만 4천 건에 등록된 범죄 중에서 폭력 범죄가 11,033건이 있었으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범죄는 21,311건의 선전 범죄와 5,097건의 직무 선동입니다. 또 재산 피해 또한 1,000건가량 발생했습니다.
Q. 그렇군요. 극우주의자들의 준동에 독일 대책 나온 거 있을까요?
A. 대책이 나왔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좌파당 연방의회 의원이자 우익 극단주의자 전문가인 마르티나 레너가 최근 이 같은 범죄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점에 대해서 우려를 했습니다.
Q. 예, 알겠습니다. 오늘도 바쁘게 또 독일 베를린 현지 통신원 연결해 봤습니다. 고맙습니다.
A.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