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 출신의 노태우 전 대통령이 별세했습니다.
지역민들은 노 전 대통령이 5.18 군사 쿠데타와 수천억 원대 비자금 조성 등으로 오명을 남겼지만 재임 기간 굵직한 성과도 많았다며 별세 소식을 안타까워했습니다.
권윤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권윤수 기자▶
대구시 동구 신용동 용진마을에 있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생가.
노 전 대통령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애도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인터뷰▶송공순/대구시 만촌동
"(대통령 중) 대구, 경북 출신이 많잖아요. 순수 대구 지역 출신은 이 분 혼자밖에 없거든요. 굉장히 안타깝고, 사실 이 분이 숨겨져 있지만 업적이 굉장히 많아요."
◀인터뷰▶채건기/노태우 생가 문화관광해설사
"저도 같은 동향이고 그래서 젊었을 때부터 계속 한 마을에 계셨던 분이라서 부모님 돌아가신 그런 기분이었어요."
노 전 대통령 생가가 있는 이 마을의 과거 행정지명은 경북 달성군 공산면 신용리. 노 전 대통령은 1932년 12월 4일 면 서기였던 아버지 노병수와 어머니 김태향의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경북고등학교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보안사령관, 체육부·내부부 장관, 12대 국회의원, 민주정의당 대표를 지냈습니다.
1987년 6월 민주정의당 대통령 후보로 추대된 직후 6.29 선언을 전격적으로 발표하고 1988년 직선제를 통해 13대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88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냈고 북방외교에 공을 들여 소련과 중국 등 공산권 국가들과 국교를 수립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민주화에 대한 열망으로 혼란스러웠던 국내 정치와 대외 관계에 치중하다보니 고향에 대한 관심은 다소 소홀했다는 평가입니다.
대구-춘천 간 중앙고속도로 건설, 대구 지하철 1호선 기공, 대구국제공항 건설 추진, 대구보훈병원 건립, 팔공산순환도로 건설 정도만이 대구에 남긴 치적으로 거론됩니다.
계속 순탄할 것 같았던 그의 인생은 1993년 퇴임 후 치욕의 길로 접어듭니다.
5.18 군사 쿠데타와 재임 기간 수천억 원의 비자금 조성,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징역 17년 형과 추징금 2천699억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1997년 12월 퇴임을 앞둔 김영삼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석방됐지만, 이후 건강이 나빠져 대외 행보를 자제한 채 투병 생활을 이어오다 향년 89세의 일기로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했습니다.
MBC뉴스 권윤수입니다. (영상취재 이동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