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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끊이지 않는 건설현장 사망사고

◀앵커▶
지난해 전국의 건설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 417명이었습니다.

집을 지으러 갔다가 하루 한 명 이상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데, 대부분 안전조치 미흡 때문에 벌어진 사고입니다.

사고를 막자며 중대재해처벌법을 도입했습니다만 지금까지 단 한 명의 처벌도 없습니다.

대구에서도 지난주 건설노동자 한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만 건설사 측과 책임 공방을 벌이면서 아직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관련 소식 취재기자와 알아봅니다.

조재한 기자, 대구에서도 최근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죠?


◀기자▶
지난주입니다. 10월 25일. 대구 달서구 두류동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60대 노동자가 추락사했습니다.

5미터 높이 구조물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추락을 막기 위한 안전망이나 안전 발판은 없었습니다.

오늘 건설노조 대경지부에서 현장과 같은 형태의 구조물을 설치하고 위험성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정상적인, 그러니까 안전 발판과 안전망을 갖춘 구조물, 그리고 이번에 사고가 난, 안전시설이 없는 구조물을 나란히 설치했습니다.

안전 발판이 없다 보니 양발을 벌려 구조물을 딛고 작업을 하는 위험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앵커▶
작업을 하려면 안전시설 설치가 기본 중의 기본일 텐데 안전조치가 제대로 되지 않았나 보죠?

◀기자▶
네, 사고 현장에 안전망이나 발판이 없었는데요.

큰 공사에는 원청업체와 하청업체가 있지 않습니까?

원청업체는 하청업체를 관리감독하고, 하청업체는 안전시설을 제대로 갖춰야 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고 이후 건설사 측은 해당 작업 지시가 없었다는 주장을 하고 있고요.

건설노조 측은 현장에서 알아서 하라는, 사실상의 작업지시를 했다며 책임 공방을 하고 있습니다.

건설노조 대경지부 공병열 수석부지부장의 말입니다.

◀공병열 건설노조 대경지부 수석부지부장▶
"현장 관계자가 하는 말이 "그곳은 안전 시설물이 안 돼 있기 때문에 작업지시를 하지 않았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날. 작업지시를 해놓고는 뻔뻔하게 작업지시를 한 적이 없다라고 얘기를 합니다."

◀앵커▶
중대재배처벌법이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는데, 해당 사업장도 해당이 됩니까?

◀기자▶
네, 사고가 난 건설 현장은 공사 금액이 50억 원 이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입니다.

그래서 대구고용노동청도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는데요.

노동청은 대형 건설사 시공 현장에서도 기본적인 안전조치 미흡해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중대재해처벌은 올해 초부터 시행에 들어갔는데요.

그런데, 아직까지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처벌받은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습니다.

오히려 새 정부 들어 처벌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데요.

당연히 반발이 큽니다.

건설노조 박성원 현장 대표의 말입니다.


◀박성원 건설노조 현장 대표▶

"어디에 어떻게 안전 시설물을 설치하라고 법으로 자세하게 만들어도 놓았다. 문제는 돈이 들고 귀찮으니까 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비양심적인 기업이 이 땅에 발 딛지 못하도록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법을 제대로 집행하지 않고 그러면서 현장의 중대재해, 큰 사고가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현장에 1차적 책임이 있는 업체뿐 아니라 법을 시행하고 집행하는 정부와 관리·감독 기관의 책임도 작지 않아 보입니다.


조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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