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인 김상훈 의원이 MBC에 대한 광고 불매 운동을 사실상 촉구하고 나서면서, 한국기자협회가 긴급 성명을 내고 "MBC에 대한 '광고 탄압' 발언을 당장 거둬라"고 촉구했습니다.
한국기자협회는 17일 성명을 통해 "MBC에 대한 전용기 탑승 배제, 국세청 추징금 520억 원 부과에 이어 이번엔 광고 탄압이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비대위 회의에서 차마 믿기지 않는 발언이 나왔다. 국민의힘 김상훈 비대위원은 '윤 정부는 광복절에 대기업 총수를 비롯한 사면을 단행했는데 MBC의 각종 프로그램은 대기업 광고로 도배되고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고, 광고 제품 불매 운동 동참한 분들은 삼성 등이 동력 제공하는 거 중단하는 게 선택 아닌 의무라고 하고 있다'며 현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MBC에 대한 ‘광고 탄압’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며 "이는 기업에 대해 MBC에 광고하지 말라는 압력이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1974년 박정희 군사독재정권 시절 동아일보와 동아 방송이 정권의 압력으로 기업 광고가 실리지 못한 사실이 있는데 마치 역사의 시계가 48년 전으로 되돌아간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당시 정권의 서슬에 해당 언론사는 결국 굴복할 수밖에 없었지만, 국민들은 동아일보 기자들을 지지하는 의견 쪽 광고로 백지 광고면을 채워 나갔다. 권력의 동아일보에 대한 광고 탄압은 훗날 역사의 냉혹한 평가를 받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기자협회는 또 "이번 사태는 단지 MBC에 대한 광고 탄압만이 아니다. 정권의 눈 밖에 나면 어느 언론사든 가만두지 않겠다는 시그널이나 마찬가지다"라며 "올해 4월 국경없는기자회(RSF)가 발표한 우리나라 언론자유지수는 43위로 아시아 국가 중 최상위다. 박근혜 정부 때 70위까지 떨어진 언론자유를 43위까지 끌어 올리는 데는 국민 모두의 노력이 있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까 두렵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기자협회는 "정권은 영원하지 않다. 그리고 역사의 평가는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다. 이제라도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고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여하한 시도나 행위를 당장 멈춰야 한다. 일개 비대위원 한사람만의 발언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와 여당이 집요하게 MBC를 압박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윤석열 세력에 비판적인 MBC 사장 교체기가 다가오기 때문이다. MBC에 대해 '불공정 보도' 프레임을 씌워 공영방송 MBC부터 장악하겠다는 의도다"라고 말했습니다.
한국기자협회는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정권의 탄압에 단호히 맞설 것이다. 국민의힘 김상훈 비대위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당장 비대위원을 사퇴하라. 그리고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역사의 죄인이 되지 말 것을 경고한다"고 글을 맺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