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지뢰 '포트홀'
3월 6일 오전 찾은 대구 중구 중앙로역 인근 도로가 움푹 패어있습니다.
도로 위 지뢰, '포트홀'입니다.
포트홀을 보지 못하고 지나가는 차량들은 덜컹거리고 한 승용차는 포트홀을 피하기 위해 차선을 물고 가기도 합니다.
비슷한 시각, 대구 중구 명덕역 인근 도로.
길이 30cm 포트홀 2개가 잇따라 발견됐습니다.
긴급 보수를 위해 한 차선을 막고, 작업자들은 직사각형으로 포트홀이 생긴 부분을 파내고 아스콘을 부어 도로를 정비합니다.
도로 위를 많이 달리는 택시 운전기사들은 입을 모아 최근 포트홀이 많아졌다고 말합니다.
A 택시 운전기사 "(포트홀 쪽으로) 들어가면 차가 충격도 받고 튀니까 또 뒤에 승객 타면 승객도 울렁거리고, 비키려다 보면 옆에 이제 사고 날 위험도 있고 그러니까 자꾸 서행을 해버리지."
B 택시 운전기사 "큰 포트홀을 지나가면 내 의지와는 다르게 핸들이 옆으로 꺾일 때도 있어요. 운전하다가 이러면 좀 놀라요. 차에도 영향이 가니까 걱정이 되죠."
이번 겨울 대구에는 2,338건의 포트홀이 생겼습니다.
2023년 12월 558건, 2024년 1월 726건, 2024년 2월 1,054건으로 점차 늘었습니다.
지난겨울에 생긴 포트홀 1,397건보다 67%가량 늘었습니다.
그렇다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신고된 포트홀, 몇 개나 될까요?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대구에만 2021년 13,217건, 2022년 8,443건, 2023년 11,632건으로 3년간 3만 3천여 건이 생겼습니다.
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대구‧경북고속도로에는 1,707건의 포트홀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564건, 2022년 513건, 2023년 630건으로 장마철인 7월과 8월에 주로 생겼습니다.
올겨울 포트홀 67% 늘어···왜 이렇게 많은가요?
이례적이고 반복적으로 내린 눈과 비가 주요 원인입니다.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2023년 12월부터 2024년 2월까지 대구‧경북 강수량은 209㎜로 역대 가장 많았습니다.
평년 강수량은 73.8㎜인데, 이와 대비해 286.2% 늘어난 수치입니다.
강수일수도 27.8일로 역대 가장 많았습니다.
평년보다 따뜻하고 습한 남풍 계열의 바람이 우리나라로 자주 불었고, 남쪽을 지나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비가 오는 날과 강수량이 많아진 겁니다.
이렇게 내린 눈과 비가 도로 위로 스며들었습니다.
여기에 차들이 지나다니면서 도로에 압력이 가해졌고, 지면이 약해지면서 포트홀이 생긴 겁니다.
제설작업을 위해 미리 뿌려둔 염화칼슘이 도로를 부식시키기도 합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염화칼슘 자체가 도로의 노후화된 사이사이에 들어가게 되면 이게 녹았다 얼었다 할 때 이게 매개체 역할을 하면서 특히 더 노후를 빨리 촉진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가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포트홀이 더 빨리 생기고 또 생긴 구멍을 넓히거나 깊이를 크게 만들어서 사고의 가능성을 굉장히 높입니다."
포트홀을 보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운전을 하다 포트홀을 발견하면, 급하게 차량을 멈추거나 핸들을 꺾기보다 속도를 줄여 지나가야 합니다.
차들의 간격이 좁다면 포트홀을 뒤늦게 발견하면 쉽게 피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평소에도 앞차와의 충분한 안전거리를 두고 운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053-603-0909, 0934)이나 관할 지자체 등 도로 관리 주체에 신고하면 포트홀 복구에 나섭니다.
허성길 대구시설관리공단 도로포장팀장 "포트홀로 인해 차량 파손이라든지 그런 이상한 조짐이 일어났을 때는 갓길에 차를 주차하시고 경찰에 신고 또는 저희 공단으로 신고해 주시고 혹시나 차량이 이상하다면 정비소에 꼭 정비를 받으시길 바라겠습니다."
포트홀로 차량이 손상됐다면 가입한 자동차보험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고 지자체나 시설관리공단 등 도로 관리 주체에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