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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유령회사로 수의계약' 대구 중구 의원 30일 출석정지···"의회 존재 이유 없으면 해산해야"


대구 중구의회, 유령회사 만들어 중구청 등과 수의계약 맺은 중구 의원에 '30일 출석정지'

2022년 9월부터 12월까지 대구 중구, 중구의회와 모두 8차례에 걸쳐 1,600여만 원 상당을 수의계약으로 따낸 1인 회사.

대표는 건설 현장 일용직 노동자였습니다.

이 대표는 감사원에 '사업자등록 이후 중구 간의 계약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없고 계약 내용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진술했습니다.

중구, 중구의회와 계약한 실질적 당사자는 누구일까?

감사 결과, 홍보물 제작업체 대표를 겸직하는 중구 배태숙 의원으로 드러났습니다.

배 의원이 당선된 후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에 따라 수의계약이 제한되자, 타인 명의로 유령회사를 만들어 계약한 겁니다.

배 의원 회사의 이메일로 중구와 업무 연락을 하고, 유령회사 명의로 계약한 물품을 배 의원 회사가 사들이는 등 방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에 대해 배 의원은 물의를 일으켜 송구스럽고, 사과드린다면서도 실질적인 경영을 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배태숙 대구 중구 의원 "수의계약 체결에 본 의원이 별도 지시나 유도, 청탁, 묵인한 사실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감사원 결과에 따른 수의계약 매출분에 대해서는 다양한 각도로 소외된 국민을 위해서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8월 7일 배태숙 중구 의원은 오전 11시 열린 제291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30일 출석정지와 공개회의에서의 사과 징계를 결정했습니다.

지난 4일 윤리특위에서는 '제명' 결정이 내려졌는데, 이보다 한 단계 낮은 수위의 징계가 결정된 겁니다.

지방의원의 징계 수위는 경고·사과· 30일 출석정지·제명 순으로 높습니다. 

김오성 대구 중구의회 의장 "혹시나 다음에 (배태숙 의원과 유령회사의 직접적인 관련성이) 추가적으로 더 나오면 징계하면 될 것이라고 저는 판단이 됩니다."



시민단체 "의회 존재 이유 없으면 해산해야"

시민단체는 즉각 반대 입장을 냈습니다.

대구참여연대는 배태숙 의원과 중구청, 중구의회 관련자들을 형사 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총장 "의회가 존재한 이유가 구정을 견제하고 또 주민들의 복리를 위해서 정치를 개발하고 입법을 하고 이런 활동이 있어야 그게 의회지 않습니까? 그런 활동 없이 비리나 일삼고 서로 싸움질이나 하고 있으면 있어야 할 이유가 없잖아요. 주민들 혈세만 아깝죠."

시민단체연대회의는 성명을 통해 "제 식구 감싸기가 지방의회에서 자주 발생하지만, 이번 솜방망이 징계는 스스로의 얼굴에 먹칠을 한 것"이라며 규탄했습니다.

중구의회는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월, 김효린 의원과 이경숙 전 의원이 중구청 산하 기관 등을 찾아 개인정보 등이 담긴 서류를 열람하고 무단으로 반출해 출석정지 30일 징계를 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김효린 의원은 국민의힘 대구시당으로부터 6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를 추가로 받았고, 이경숙 전 의원은 징계처분 취소 소송을 하다 주소지가 남구로 확인돼 의원직을 박탈당했습니다.

기초단체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해야 할 지방의원들이 이렇게 자신의 역할을 소홀히 하는 사이, 구민들을 위한 의정 활동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습니다.

변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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