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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전염병 느는데 '방역 최전선' 수의직 공무원 태부족

◀앵커▶
가축 전염병인 소 럼피스킨이 경상북도까지 번지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축산 농가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려면, 신속한 방역이 필수인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가축 방역의 최전선에 있는 수의직 공무원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인데요, 경북에서만 수의직 공무원이 아예 없는 지자체가 7곳에 이릅니다.

이도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겨울철 유행인 돼지열병의 백신 접종 여부를 점검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입니다.

경북 지자체 6곳, 20여 농가의 돼지 혈액을 직접 채혈해 항체가 잘 형성됐는지 분석합니다. 

돼지의 항체가 든 시료가 푸른색으로 변하면 백신 접종이 잘 됐단 건데, 검사의 정확도를 위해 육안으로 한 번, 정밀 검사기로 두 번 확인합니다. 

◀이학재 공중방역수의사▶
"저희가 직접 방역복이랑 장화랑 방역을 철저히 지켜서 로프 줄을 걸어서, 카우보이처럼 실제로 줄을 던져서 목에 감아 펜스(울타리)에 감아서 하는 건데, 저는 몸무게가 70kg 정도인데,

잡아야 하는 대상은 많이 나가면 10배까지도.."  

대형동물을 다루는 일이 고되지만 현장의 수의직 공무원들은 가축 산업의 기반을 책임지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낍니다.

◀황지영 경상북도 동물위생시험소 북부지소 방역계장▶
"국가적인 차원에서 발생하는 질병이 있잖아요. 그런 질병을 필드(농가 현장)에서 직접 검사하고 콘트롤(방역 관리)을 할 수 있다는 게  공무원 수의사로서는 제일 소명이 큰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인력이 부족한 탓에 하루도 마음을 편히 놓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소 럼피스킨병의 청정지역으로 분류됐던 경북에서 지난 14일 결국 첫 발병 사례가 나오며 비상이 걸렸습니다. 

질병검사는 물론 가축 이동 금지 조치 등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해야 할 일이 태산인데, 각 시.군에선 수의직 공무원 한 명이 사실상 모든 일을 도맡아야 합니다.  

◀이상명 김천시 축산과장▶
"좀 힘들죠. 아무래도 제가 지시를 해야 하고 어느 정도 (방역) 계획도 세워야 하고 또 질병 전파 유형이라든지, 또 차단 방역 대책이라든지 세워야 하다 보니까.."

수의사가 한 명이라도 있는 시군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안동, 영주, 구미를 포함해 수의직 공무원이 단 한 명도 없는 지자체가 경북에서만 7곳, 1/3 가까이 됩니다. 

이 때문에 실제로 안동은 럼피스킨 백신 접종이 전국 지자체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진행됐습니다.

전국에서 경북의 한우 사육 규모가 1위, 젖소와 돼지 사육 규모가 3위인 점을 감안하면 수의직 공무원 부족 문제는 이미 임계점에 다다른 셈입니다. 

열악한 처우가 문제인데, 7급 수의직으로 채용된 수의사가 5급으로 승진하는 데 평균 25년이 넘게 걸립니다.

◀김철순 경상북도 동물방역과장▶
"'수당을 좀 올려주자' 수의사, 약사, 의사 있는데 우리가 제일 낮죠. 그다음, 직급, 아예 채용을 4~5급으로 하자. 보직을 안 주면 되니까요. 보수는 약간 높잖아요. 7급보다는..."

각종 가축 전염병 발생이 해마다 늘어나지만 정작 이를 관리할 컨트롤 타워는 소수의 희생에 기대고 있는 겁니다. 

전국 최대 규모의 축산업을 보유한 경상북도의 위상에 걸맞은 인력 확충이 시급해 보입니다.

MBC 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안동)

이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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