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의 해상 관문인 포항 영일만항의 물동량이 심각한 수준까지 줄었습니다.
코로나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외부 변수 때문인데요, 다시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이규설 기자가 고민해 봤습니다.
◀기자▶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 19 팬데믹.
그리고 지난 2월에 시작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예상하지 못했던 이 두 사건은 나비 효과가 되어 포항 영일만항을 초토화시켰습니다.
2017년부터 조금씩 회복되던 물동량은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내리막길로 돌아섰고, 2022년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영일만항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43%를 차지하던 마쯔다 자동차의 러시아 수출이 전면 중단됐고, 실어 나를 물건이 없어 2021년 5월부터는 영일만항 인입철도를 오가던 화물열차도 멈췄습니다.
1,700억 원짜리 철도가 놀고 있는 겁니다.
이렇게 예상치 못했던 대외 변수들이 영일만항 물동량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그렇다고 이런 상황을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선택한 응급처방은 포항 영일만항과 부산 북항, 강원 동해항을 오가는 연안선 개설입니다.
이렇게 되면 현재 6개국에 한정되어 있는 영일만항의 정기 항로가 여러 나라로 확장돼 물동량 증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철도 화물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는데 빠른 시일 내에 영일만항 인입철도 운행이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성학 경상북도 해양수산국장▶
"국제물류뿐만 아니라 부산항이라든지 동해항을 통한 연안 물류도 유치를 해가지고 항로가 다각화되도록 그렇게 노력을 해나갈 계획입니다"
아울러 살아있는 러시아 대게를 영일만항을 통해 직수입할 수 있도록 '활어보세장치장'을 만들고, 커피 원두와 견과류를 러시아와 중국에 수출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왜냐하면 중국 동북 3성에선 최근 수입 식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영일만항을 통하면 인천항에 비해 물류비가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유호성 포항시 항만물류과 과장▶
"우리 시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 새로운 물동량 창출과 더불어 항만 인프라의 조기 확충을 위해서 현재 노력을 집중해 나가고 있습니다"
영일만항은 포화상태인 부산, 울산항에 비해 상대적으로 확장이 수월하고, 포항이 가진 R&D 인프라를 활용하면 다른 항만과 차별화되는 스마트 항만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이희용 영남대학교 무역학부 교수▶
"자동차 부품이라든지 그리고 우리가 전 항만에서 모두 관심을 갖고 있는 친환경 선도형 항만으로 장기적 비전을 갖고 열심히 노력한다면 영일만 신항의 활성화 내지는 더 큰 발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물류기업이나 대형화주가 직접 참여해 영일만항을 운영하고, 경상북도물류공사를 만들어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과 영일만항의 물류를 함께 관리하는 것이 영일만항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규설 입니다. (영상취재 최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