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대구 시민들도 충격에 빠졌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서문시장을 찾아 민심을 들어봤는데 그동안 윤 대통령을 지지해왔다는 시민들에서도 '이젠 안되겠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기자▶
먹고는 살아야 해서 여느 때처럼 장을 열었지만 밤잠을 제대로 이룬 사람은 없습니다.
놀란 가슴은 아직도 진정이 안 됩니다.
◀이애숙 / 대구 서문시장 상인▶
"믿어지지도 않았는데 뉴스 나오니까 믿어야지. 밤새도록 뉴스 틀어놓고 있었는데··· 그래도 해제돼서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들었죠."
졸업을 앞둔 학생들은 간밤에 목도한 계엄 상황이 마치 영화 같아서 대학에 가게 되면 역사책으로 배웠던 민주화운동을 하게 될까 생각했습니다.
◀남채림(19) / 북구 매천동▶
"무서워서 뉴스를 보다가 또 새벽에 자고 막 그랬었는데 특히 뉴스에서 계엄군이 국회에 창문 깨고 들어간다거나 총을 겨누기도 한다거나···"
◀이슬빈(19) / 대구 북구 매천동▶
"나중에 저희도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면 민주화 운동을··· 할 수 있을까 일어나면 안 되긴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선 무조건 지지해 왔다는 시민들 입에서도 '이젠 안 되겠다'는 말이 터져 나왔습니다.
◀김순애 / 대구 서문시장 상인▶
"오죽했으면 그랬겠나 싶어 어리석은 짓이지. 자기 생각하면 좀 쉬었으면 싶어. 다 내려놓고 싶겠지."
진짜 먹고살기가 너무 힘들다며 제발 국민을 위해 정치해달라고 말했습니다.
◀강진욱 / 대구 서문시장 상인▶
"그런 사람들이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저는 생각해요. 먹고 사는 게 제일 급하지, 뭐 국민들이야 뭐 바라는 게 있겠습니까?"
한밤중에 벌어진 비상계엄의 충격으로 경악의 밤을 지새운 대구 시민들도 이제 대통령을 향해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