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종 서상국의 시인의 저녁

김규종 서상국의 시인의 저녁

18시 15분

누구나인문학

11월 29일 영화 <프렌치 디스패치>


* 웨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 <프렌치 디스패치>에서 생각할 몇 가지


1) 영화감독도 조금은 낯설고, 영화 제목도 어렵고 이상하다. 감독과 제목부터 알려다오!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는 딱 하나 관람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2014)

그 영화도 이해하기 만만찮은 작품으로 기억

‘디스패치’는 전보나 급보 같은 뜻으로 사용 -> 여기서는 주간지 제목 (문학-예술-정치)

원래 이름은 <The French Dispatch of the Liberty, Kansas Evening Sun>

프랑스의 가상도시 ‘안뉘’에서 발행되는 미국 잡지 <프렌치 디스패치>에 실릴

세 가지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


2) 그렇다면 <프렌치 디스패치>에서 다루는 사건이 최소한 세 가지가 된다는 얘기로군?!

교도소에 수감된 천재 화가 모지스 로젠탈러 (언제나 자살을 꿈꾸는 기인) 이야기

그림 하나로 숱한 따라쟁이들을 양산하고, 미술계를 풍미하는 괴짜 화가

그가 2년 동안 그린 대작은 교도소 벽에 그린 프레스코화 (모델은 여성 간수)

-> 훗날 이 벽화는 교도소와 함께 칸자스로 이송되어 영구 보존

두 번째 이야기는 학생운동과 세대 갈등을 풍자적으로 그려냄

여학생 기숙사 방문 허용을 기치로 내걸고 시작된 학생운동

-> 시장과 학생대표의 체스 대결로 문제를 해결하려 함

-> 5공 시절 우리에게 아주 친숙했던 최루탄 가스가 나와서 흐뭇

세 번째 이야기는 경찰서장의 아들 납치와 관련된 이야기

-> 서장의 뛰어난 요리사가 각종 요리로 우리의 눈을 풍성하게 함

-> 서장의 12살짜리 아들은 모스 부호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천재형

-> 쫓고 쫓기는 흔한 추격장면을 패러디한 흔적이 역력 (영화 장르의 승리)


3) 그런데 이 영화에는 우리 시대 최고의 할리우드 배우들이 출연한다고?!

이름만 대면 영화 좋아하는 분들은 다 아실 듯한 배우들

틸다 스윈튼 (<설국열차>, <옥자>) 프란시스 맥도만드 (<노마드랜드>), 빌 머레이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아드리안 브로디 (<미드 나잇 인 파리>), 베니치오 델 토로 (<시카리오>), 티모시 샬라메 (<듄>), 레아 세두 (<더 랍스터>) 등등

한 마디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이름이 주는 명성 때문인지, 예전 홍콩의 왕가위 감독과

함께했던 왕가위 사단처럼 이 배우들 역시 사단 형성하여 공동으로 영화 작업

양조위, 장국영, 양가휘, 임청하, 장만옥, 유가령, 장학우 등등 (<동사서독> 1995)


4) <프렌치 디스패치>는 보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갈릴 듯한데, 보고 난 소감은?!

영화를 저렇게도 만들 수 있구나, 하는 경이로움 같은 느낌

영화를 여러 장르와 혼합하여 버무림: 만화영화 + 연극 (상상력의 극대화)

하지만 텔레비전 드라마를 좋아하는, 자상한 감독을 애호하는 관객에게는 치명상

무엇을 말하려 하는가, 왜 만들었는가, 관객은 무엇을 보고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본원적인 문제를 깊이 있게 사유하려는 관객에게는 아주 좋은 연구 대상


5) 그렇다면 <프렌치 디스패치>는 실험적이며 상상력이 극대화된 영화라고 생각하면 맞는가?!

그렇다. 우리나라 관객들이 익숙한 영화문법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지극히

이질적이고, 사실 감각이 결석. 따라서 실험정신과 재기발랄함, 기상천외함

같은 요소들이 우리의 지적-정신적 감각을 한껏 자극하는 영화.

사실 영화는 어떤 정해진 틀이나 규칙에 따라 제작되지 않음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실험해봄으로써 다음 세대를 위한 실험실 구실도 해야 함

그런 점에서 이 영화의 장르가 재미: 희극/드라마/로맨스/멜로

이런 네 가지 장르가 혼합되어 있는 영화라면 할 말은 없는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