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인문학
1월 5일 책 <알코올과 예술가>

* 알렉상드르 라크루아의 <알코올과 예술가>에서 생각할 몇 가지
1) 술과 예술의 관계는 물과 물고기의 관계와 같지 않을까요?! 예술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술이 있다?! 어떤가?!
니체는 1872년 <비극의 탄생>에서 예술의 두 원천을 아폴론적인 요소 + 디오니스소적 요소
전자를 조각과 건축 같은 조형예술 (이성, 조화, 질서) - 낮의 정신
후자를 음악과 시 같은 비조형예술 (감성, 혼란, 무질서) - 밤의 정신
양자를 결합한 것이 그리스 고전비극 -> 에우리피데스 이후 아티카 철학의 영향
-> 디오니소스적인 요소의 상실 가속화 -> 비극의 쇠퇴 -> 리하르트 바그너의 음악극
모든 예술의 근저에는 알코올이 자리한다는 명제가 유효하지 않을까?! (조각가나 건축가?!)
2) <알코올과 예술가>에서 지은이는 취기로 창작한 사람들과 엄격한 금주를 바탕으로 창작한 사람들을 나눈다고?!
보들레르와 랭보 같은 프랑스 상징주의 시인들은 취기를 바탕으로 창작활동
“자아의 증발과 집중, 거기에 모든 것이 있다.” (보들레르) 강력한 음주와 자아 상실, 타자화
-> “나는 타인이다.” (랭보) 보들레르 명제의 단순화 (음주 전과 음주 후의 양상)
-> 자아의 상실과 박탈을 가속하는 취기
제임스 엘로이 (1948 - ): 미국의 범죄 소설가 (심각한 음주에서 벗어나 금주로 작품활동)
10대와 20대에 심각한 알코올 중독과 범죄 -> 골프장 캐디로 생활하면서 창작활동
“절대로 집 밖을 나가지 말 것, 최대한 적게 잘 것, 신문을 읽지 말 것, 텔레비전도 보지 말고, 전화도 받지 말 것. 사람을 만나지 말 것. 정신을 산만하게 하는 모든 일을 피할 것.”
3) 장기간에 걸친 상습성 음주가 불러오는 심각한 폐해를 담은 소설 <목로주점>도 나온다고?!
“도시 변두리의 타락한 환경에서 노동자 가족이 숙명적으로 몰락해가는 모습.
작중 인물들은 나쁜 게 아니라, 무지할 뿐이며, 음주벽과 게으름, 고된 노동과 빈곤 때문에 망가진 것뿐이다.” (1877년 1월 1일 집필된 서문에서 에밀 졸라)
제르베즈와 랑티에 주인공 -> 랑티에 도주 -> 쿠포의 구애와 사고 발생 -> 음주 (포도주에서 시작하여 증류주: 압생트) -> 쿠포의 알코올 중독 ‘구토와 이명, 황반변성, 수전증. 폐렴’
-> 65시간 연속 춤을 추는 무도병으로 사망하는 쿠포 (제르베즈 역시 음주와 매춘)
19세기 후반기 프랑스 하층계급의 인간군상의 비참한 생활상 (환경과 인간)
4) <목로주점>이 나온 김에 빙허 현진건의 <술 권하는 사회>도 함께 생각하면 좋을 듯한데?!
대구가 자랑하는 소설가 빙허 현진건의 자전적 경험이 농축된 1921년 작품
동경 유학을 마친 남편이 날마다 고주망태로 취해 늦게 귀가 (아내는 교육 없는 봉건 여성)
“누가 이렇게 술을 권했는가?!” 하고 묻는 아내 -> “이 사회란 것이 내게 술을 권했다오!”
아내는 ‘사회’라는 어휘를 이해하지 못함 -> “술 안 먹는다고 흉장(胸墻)이 막혀요?!”
“아휴, 답답해!” 나가버리는 남편 -> “그 몹쓸 사회가 왜 술을 권하는고!”
식민지 조선을 살아간 깨어있던 지식인들의 숨 막히는 현실과 그걸 모르는 아내
1980년에 출간된 소설 <흔들릴 때마다 한 잔> (70년대 주간지 연재 – 연애소설)
5) 술에 담긴 파괴적 속성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술에도 긍정적인 면이 존재하지 않는가?!
‘알코올 중독자의 현재는 마지막 잔의 연속’이라는 말도 있음!
“해소되지 않는 갈증은 영원히 되풀이되는 자살이다!” 뒤르켕 (1858-1917)
술의 긍정적인 효과는 나보다 청취자들이 더 잘 알 것! (두 분 역시)
술을 마신다는 것은 기존의 가치와 제도를 전복하는 것과 맥을 같이 함
1970-80년대 치열한 음주문화는 군부독재에 저항하는 방식의 하나
-> “모든 문화는 불온한 것이다!” (김수영)
<귀천>을 남기고 돌아간 천상병 시인이나, <명정 40년> 수주 변영로 (1898-1961)
조지훈(1920-1968)의 ‘주도 유단’ (1단 부주, 18단 열반주) - 만화책도 있으니 읽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