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인문학
11월 20일 한시 허후의 <시비음>
허후(許厚 1588-1661)의 <시비음 是非吟>
시비진시시환비 是非眞是是還非 진정 옳은 것을 시비하면 옳은 것도 그른 것이 되니
불필수파강시비 不必隨波强是非 시비의 파고에 억지로 따를 필요는 없다네
각망시비고착안 却忘是非高着眼 시비를 잊고 눈을 높은 곳에 두면
역능시시우비비 力能是是又非非 옳은 것은 옳다 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 할 수 있으리
중국의 5언 고시(절구), 7언 절구(고시)/ 일본에는 하이쿠
두견새 운다 지금은 시인이 없는 세상/ 마른 나뭇가지 위 까마귀 앉아 있다 가을 저물녘
시인의 저녁 (시조)
시사와 인문학이 매일저녁 만나서/ 세상과 인생과 역사를 논구하니
좋구나, 대구엠비시 시인의 저녁이여
임진왜란 4년 전에 태어나 숙종이 태어난 1661년 졸한 인물로 미수 허목의 실형
조선 중기의 선비이자 문인 허후가 만년에 도달한 허허로움
仁義禮智信의 五常을 중시한 조선조 선비가 네 번째 덕목인 ‘지’의 ‘是非之心’을 멀리함
주제: 지나친 시비분별을 피하고 안목을 높고 멀리 가지라!
우리는 왜 시비하며 살아가는가?!
옳고 그름의 경계는 어디 있는가?!
누가 옳고 그름을 정하는가?!
윤리와 도덕, 관습과 법률은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흥부전>에 나오는 흥부와 놀부 가운데 누가 옳은가?!
돌발퀴즈: 삼강오륜을 말하시오!
군위신강, 부위부강, 부위자강/ 군신유의, 부자유친, 부부유별, 장유유서, 붕우유신
오늘날까지 살아있는 유일한 오륜은 ‘장유유서’
한국 사회를 지탱하는 기둥이지만, 시대착오적인 면도 적잖다.
나이로 우선순위를 따지는 고루한 사고방식 (대학에서도 학번 하나 차이가 너무 크다)
지나치게 따지고 분별함이 오히려 대상의 본질 혹은 관계를 악화시키기 일쑤
-> 佛家로 오면 ‘지도무난 유혐간택(至道無難 唯嫌揀擇)’과 연결 가능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으니, 오직 가리고 분별하는 것을 멀리하라!
선악과 미추, 옳고 그름을 판별하는 기준은 어디 있는가?!
중용이나 중도의 길을 선택함이 좋으나, 상대주의에 함몰될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