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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천 경마 공원 때문에 30년 지은 농사 포기"···무슨 일?

손은민 기자 입력 2026-05-13 20:30:00 조회수 19

◀앵커▶
2026년 9월 개장을 앞두고 있는 경북 영천 경마 공원을 두고 일대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수십 년 이용하던 진입로가 사라지고 공사 피해로 농사를 포기할 지경이라는데, 손은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2,000㎡ 규모 비닐하우스 안이 텅 비었습니다.

바닥엔 잡초가 자라고, 하우스 천장은 희뿌연 먼지로 뒤덮였습니다.

이곳에서 샤인머스캣을 키우던 김병하 씨는 올봄 농사를 결국 포기했습니다.

바로 옆에 들어선 경마 공원 때문입니다.

◀김병하 피해 주민▶
"발파 공사로 인한 비산 먼지로 인하여 비닐하우스에 청태가 끼는 현상이 있었고요. 하우스가 전부 오염이 되니까 햇빛이 투과하지 못해서 (포도)알이 올바르게 맺히지도 않고 농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일단 전부 다 절단하고 (포도나무를) 베어냈습니다."

지난 2023년, 김 씨 밭을 마주하고 경북 영천 경마 공원 조성 공사가 시작됐습니다.

규모만 660,000㎡.

5,0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경마 관람대에 공원과 레저 공간이 들어섰습니다.

인근 농민들은 대규모 공사로 온갖 비산 먼지가 날아와 여러 해 농사를 망쳤다고 말합니다.

공원 지대를 높이며 밭으로 통하는 바람길이 막혔고, 비가 오는 날마다 침수 피해도 겪고 있다고 했습니다.

◀박성복 피해 주민▶
"평지인데 이걸 갖다가 자기들이 돋워서 지금 8m~10m 이상 이렇게 고도 차이가 나도록 해서, 완전히 저지대 되어서 큰비 오면은 이 물 엄청나게 잠깁니다, 이게. 잠긴 적도 있고"

이런 피해를 본 농가의 규모만 9,300여㎡에 달한다고 주민들은 주장합니다.

더 큰 문제는 밭으로 통하는 유일한 진입로가 공원에 막혀 사라졌다는 겁니다.

2025년까지는 위험한 공사 현장을 가로질러 다녔는데, 공사가 끝난 지금은 경마 공원 출입문을 통과해야 밭으로 갈 수 있습니다.

◀한성덕 피해 주민▶
"들락날락할 때 자유롭게 해준다고 그래요, 말은. 그런데 한 번은 밤에 농업 일을 하다가 핸드폰을 놓고 나왔어요. 그때 다시 들어가려니까 밤에 또 와서 허가받고 가야 해. 이거 자기 땅에 자기가 가는데 지시받고 허가받고 이게 말이 되느냐 이거야."

주민들은 경마 공원 조성으로 수십 년 농사짓던 땅이 맹지화됐다며 땅을 보상 수용하거나 대체도로를 내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북도와 영천시는 경마장 진입로를 이용해 통행하면 된다는 주장만 고수합니다.

◀경상북도 관계자▶
"이때까지 다니던 길이 본인 땅도 아니셨어요. 이분 입장도 이해 가서 경마장 들어가는 진입로를 이용할 수 있게 해드린다는 마사회의 확약도 받았고 카드 같은 게 있다고 하더라고요. 출입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영천 경마 공원은 2026년 6월 시범운영을 거쳐 9월에 정식 개장할 예정입니다.

연간 200만 명 방문객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경상북도와 영천시는 이 경마 공원이 지역을 살릴 거로 기대하고 있지만 정작 그곳에 사는 주민들은 생계를 잃고 고통받고 있습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마승락)

  • # 영천경마공원
  • # 진입로
  • # 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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