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행정 통합이 6·3 지방선거 최대 이슈로 꼽혔지만, 특별법이 3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도 상정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양당에서는 대구, 경북 각각 공천 작업에 착수했죠. 그만큼 행정 통합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만, 행정 통합은 언제든 다시 지역의 현안으로 떠오를 수가 있죠. 그래서 여론 현장에서는 대구·경북 행정 통합 특별법의 내용을 분야별로 분석해서 문제점은 없는지 가려보고 있습니다.
Q. 오늘은 환경 분야인데요. 아울러서 지역의 최대 환경 현안이기도 한 취수원 이전 문제도 같이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의 대표시고요. 경북대 사회학과 노진철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A. 예, 안녕하세요?
Q. 대구·경북 행정 통합 이전에는 두 자치단체장이, 그리고 이번에는 정부 주도로 하향식으로 추진이 되고 있습니다. 지역민의 의견을 충분히 담지 못한다는 지적을 공히 받아왔는데, 지역민으로서 교수님께서는 행정 통합에 어떤 의견 갖고 계신가요?
A. 물론 이제 대구·경북의 행정 통합은 과거에 단체장들이 추진하려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대한 논의도 했던 적이 있는데, 당시에 논의됐던 상황과 지금은 많이 달라져 있어요.
그러니까 지금에 와서 행정 통합은 전남과 광주가 했던 사례를 통해서 단체장에게 사실은 중앙 정부가 그동안 행사해 왔던 여러 가지 규제 권한이나 이런 것들을 통합시장이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놨거든요.
그 틀 안에서 만약에 행정 통합이 진행되는 거라고 한다면 그거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통합된 시를 움직여 갈지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필요했어야 하는데, 그러한 논의 없이 그냥 전남·광주가 막 추진을 하니까 덩달아 추진했던 그러한 상황이었습니다.
Q. 그래서 저희 방송에서 또 이렇게 각계 분야 전문가들에게 듣는 의견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행정 통합을 좀 더 착실하게 또 면밀하게 준비해서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려면 말이죠. 그래서 오늘은 대구·경북 행정 통합 특별법 가운데 환경 분야에 살펴보려고 하는데, 권한 이양 얘기하셨습니다. 실제로 통합 특별시장에게 대구·경북의 환경 규제 평가는 물론이고 각종 개발권까지 결정하도록 돼 있는데, 꼭 필요한 권한 이양일까요?
A. 대부분 중앙정부가 그동안 행사해 오던 규제 권한은 여러 가지 전문가들을 통하도록 돼 있고 그 안에 이제 여러 가지 절차들이 쭉 있습니다. 그것이 생략된 채 이렇게 통합 특별시장한테 각종 개발 권한을 다 이양을 할 경우 사실은 이미 마련돼 있는 규제 절차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그대로 통합 특별시장이 마음대로 권한을 행사할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이죠.
Q. 예를 들면 환경영향평가나 예비 타당성 조사 이런 것들이 어떻게 된다는 얘기일까요?
A. 그렇죠. 예비 타당성 조사나 이런 것이 그동안 지역에서 중앙 정부에 요청할 때 보면 항상 생략해 줄 것을 요청하거든요. 여러 가지 구실 되는데 어쨌든 그걸 통해서 생략하려고 하기 때문에 통합 특별시장한테 그러한 개발 권한을 넘겨줄 경우에는 많은 규제들과 절차들, 그러니까 환경영향평가나 이런 걸 생략하고 넘어갈 개연성이 굉장히 커요.
Q. 그러니까 환경영향평가를 면제, 축소할 수 있는 권한이 통합 단체장에게 있고 그리고 예비 타당성 조사도 면제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우리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게 환경권, 그러니까 국가의 기본권인데, 그럼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서, 또 단체장의 지향이나 판단에 따라서 이게 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의미일까요?
A. 대부분 이제 중앙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그 가이드라인은 사실은 오랜 논의를 거쳐서 전문가들의 토론 그리고 한국 혹은 지역의 특수한 사정 모든 것을 감안해서 만들어진 가이드라인이거든요.
그런데 통합 특별시장이 들어설 경우에는 그런 가이드라인이 다 무시될 개연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지금 환경영향평가나 예비타당성 조사 같은 것을 특별시장에게 그냥 넘겨준다고 하는 것은 사실은 그동안 있었던 개발 관련 규제를 푸는 것과 같은 마찬가지로 효과를 발휘할 개연성이 굉장히 큽니다.
Q. 개발 사업의 속도는 빨라질 수 있겠지만 지적하신 그런 부분들 그리고 중앙정부가 가진 가이드라인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씀인데, 그럼 다시 행정 통합이 추진된다면 이 부분들을 잘 조율해야 하겠군요, 좀 면밀히 검토를 해서?
A. 예, 사실은 이제 그동안 지역의 숙원 사업이라고 했던 사업들이 쭉 있거든요. 그런 사업들은 대부분 중앙 정부가 내세운 가이드라인에 벗어난 부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사실은 추진을 못 하고 있었던 것이죠.
그런데 만약에 그걸 이제 통합 특별시장에게 개발 권한을 다 넘겨주면, 사실 중앙정부도 이렇게 개발을 하려고 하는 성장 지향성을 항상 가지고 움직이기 마련이거든요. 그걸 이제 우리가 실제 보호할 수 있는 장치로 만들어 놓은 게 헌법이라고 하는 게 있잖아요. 헌법 안에 각종 국민의 기본권이 들어가 있고, 그 기본권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각종 법규들이 만들어지고, 그리고 정책들이 추진돼야 하는데, 만약에 통합 특별시장에게 그러한 권한이 다 넘겨질 경우에는 그러한 헌법에 보장돼 있는 국민의 기본 권한조차도 무시될 위험성이 상당히 높다고 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추진해 왔던 사업들이 대부분 제동이 걸려 있었던 것은 그러한 것들에 저촉됐기 때문에, 국민의 기본권이나 헌법에 보장돼 있는 권한에 저촉됐기 때문에 사업을 추진 못했던 거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들을 허용해 주는 결과를 야기시키는 거죠.
Q. 취수원 이전도 사실은 마찬가지죠. 이런 권한을 받아서 빠르게 추진하면 어떨까 하는 바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만, 여러 가지 헌법적인 가치, 또 국민의 기본권과 함께 가야 한다는 말씀해 주셨는데, 그런데 워낙에 오랜 30년도 넘은 지역의 숙원인데 왜 이렇게 이건 더딘 겁니까?
A. 사실은 취수원 문제는 대구의 오랜 고질적인 문제이죠. 그런데 2003년이죠. 아, 1992년이죠. 1992년에 페놀 사태가 터집니다. 1992년에 페놀 사태가 터지면서 낙동강에 오염이 됐고 그러면서 수돗물이 오염됐던 끔찍한 경험을 우리 대구 사람들은 했거든요.
그 때문에 항상 취수원 문제, 물 문제에 대해서는 시민들이 굉장히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런 속에서 취수원 이전 사업을 계속하려고 했는데, 이게 본질적으로는 원수인 낙동강 물이 개선돼야 하거든요. 낙동강 물 수질은 굉장히 악화되고 있는 상황인데, 그것을 개선하려고 하는 노력보다는 오히려 상류로 시설을 끌어 올리는 작업을 계속했고.
그런 속에서 상류에 있는 상주 혹은 안동 지자체와 충돌이 있었던 것이죠,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왜냐하면 그쪽 지역민들은 자기들도 물이 필요한데 그걸 이제 대구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는 것에 대해서 약간의 거부감이 있었던 것 같고···
Q. 그러다 보니까 구미로, 안동으로 계속 올라가게 되었는데, 또 단체장이 바뀌면 또다시 원점에서 재검토를 하게 되고 새로운 안이 나오고, 또 지역의 어떤 이해관계 충돌을 잘 조율하지 못한 점들이 취수원 이전을 어렵게 하는데, 이번 정부 들어서 새로운 3안이 나왔죠. 제3의 안으로 지금 강변여과수·복류수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 방식일까요? 좀 생소한데요.
A. 강변여과수는 강변 옆에, 예를 들면 유수지를 만드는 거거든요. 그래서 물을 우선 일차적으로 침투시켜서, 거기에서 집수정을 꽂아 물을 뽑아내는 방식이에요. 그러니까 대부분 그럴 때 사력층이라고 하는데, 모래와 자갈이 뒤섞여 있는 사력층이 형성돼 있으면 그쪽으로 강물을 뽑아내서 사력층에서 이제 침투시키는 것이죠. 그래서 그것을 여과시켜서 물을 수직집수정으로 뽑아내고 그걸 이제 정수 처리를 다시 하는 것이죠.
복류수는 이제 대부분 강바닥에 수평으로 집수정을 설치하는 겁니다. 그래서 물이 위에 부분은 흘러가는데 이제 밑에 부분은, 물론 거기도 모래층이나 이런 게 있는 것이죠. 그래서 바닥에 수평으로 처리해서 거기서 물이 모이면 수평집수정으로 뽑아 올리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죠.
Q. 정부는 우리 지역에 이 취수 방식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5월부터 파일럿 테스트도 예고를 했는데, 오늘 대구시에서 토론회도 있습니다만, 과연 정말 이게 대구시의 수량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 지역에 도입됐을 때 교수님은 어떻게 보세요, 강변여과수·복류수 방식?
A. 강변 여과수나 복류수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사력층이 제대로 형성돼 있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지난 과거에 2011년 이때 우리가 4대강 사업을 했잖아요. 그러면서 그 강을 한 6m 정도 다 파내버렸기 때문에 사실은 사력층이 거의 없어져 버렸습니다. 사력층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 방법을 가지고 들어올 경우, 이것을 사용할 곳이 마땅치가 않은 문제가 터집니다.
예를 들면 유럽의 경우에는 지금 이렇게 강변여과수·복류수를 사용하고 있거든요. 그 경우에 예를 들면 베를린 같은 경우에는 집수정이 한 650개가 설치돼요. 거기 인구가 한 370만 명 정도 있는데 한 650개가 설치되고, 프랑크푸르트 같은 경우에는 인구가 77만인데 여기에 들어간 게 한 150개에서 200개가 지금 집수정이 설치됐다고 하거든요.
그래서 대구의 경우 우리가 인구가 250만인데 이걸 충당하려고 하면 한 500개 정도가 설치돼야 한다는 거죠. 그것을 설치할 만한, 집수정을 설치할 만한 곳이 별로 없다는 거죠. 사력층이 지금 주변에 없다고 하는 겁니다. 그게 이제 문제 있죠.
Q. 알겠습니다. 취수원 이전도 굉장히 중요한 지역의 이슈고 이런 것들이 또 지방선거, 행정 통합이 또다시 불씨가 살아날 수도 있을 텐데, 이런 환경 현안들을 잘 담아내야겠습니다. 교수님 다음에 또 연결 드리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할게요. 고맙습니다. 경북대 사회학과 그리고 대구환경운동연합 대표인 노진철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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