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경산의 한 공인중개사가 전세사기로 징역형을 받았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피해자들은 부동산 공제 증서를 받고, 사고가 나면 2억 원 한도로 보장받을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하는데요.
무조건 보장받을 수 있는 걸까요?
부동산 공제 제도의 실태를 변예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25년 봄, 경북 경산의 한 공인중개사는 대학생 등 12명을 상대로 전세 보증금과 관리비 4억 8,000여만 원을 가로챘습니다.
중개사는 건물주들이 월세 계약하라고 써 준 위임장으로 세입자들과 전세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른바 이중계약 전세사기입니다.
계약 당시, 중개사는 부동산 공제 증서를 내밀며 안심시켰습니다.
◀피해자 아버지▶
"'문제가 발생하면 이 증서에 의해서, 돈을 (한도가) 2억 원으로 되어 있으니까 여기에 대해서 받을 수 있다, 걱정 안 해도 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니까···"
문제의 공인중개소 앞에도 2억 원 한도의 손해배상 팻말이 있었습니다.
현행법에는 모든 공인중개사는 부동산 중개업을 하기 위해 공제에 반드시 가입해야 합니다.
중개사가 고의나 과실로 재산상 손해를 끼치면, 그 피해를 배상해야 하는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공제금 신청 절차대로 피해자는 협회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걸었는데,
협회 측은 예상 밖의 주장을 내놨습니다.
해당 중개사는 집주인의 대리인 역할을 했을 뿐, 부동산 중개를 한 게 아니라고 했습니다.
◀피해자 아버지▶
"저희가 공인중개사라는 걸, 그걸 보고 믿고 들어간 거지, 그 사람이 위임 행위를 할지, 사기를 칠지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요"
또 공제 약관에 따라서 중개사가 금지행위를 했기 때문에 피해를 보상하지 않아도 된다고도 했습니다.
법원의 배상 판결이 나더라도 2억 원 한도까지 보상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중개업소가 1년 동안 보상해 줄 수 있는 모든 사고의 보상금을 합친 금액이기 때문입니다.
사고 규모가 크고 피해를 본 이들이 많을수록 보상금도 그만큼 줄어드는 셈입니다.
2024년 공제금 현황을 살펴보면, 307건에 대해 147억 7,800여만 원이 지급됐습니다.
사고 한 건당 평균 4,800만 원 수준입니다.
턱없이 낮은 보상 한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형석 국립한국해양대학교 해사법학부 교수▶
"부동산 가액이 지금 굉장히 올라갔지 않습니까? 건당이 아니라 이걸 보장 기간 전체로 한다는 것은 지금 현실하고 지금 안 맞는 거거든요. 국토부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약관을 수정하라고 행정명령을 내릴 필요가 있고요."
전세사기 피해 보상의 현실성을 감안한 제도 개선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MBC 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장우현, 그래픽 한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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