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의 한 고등학교 교장이 태권도부 감독 교사로 재직하던 시절 교육청 예산을 횡령했다는 의혹에 대해 전해드렸는데요.
관련 의혹에 대해 한 시민단체가 경찰에 고발까지 했는데도, '혐의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다가 2025년 초 재수사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 내부에서도 '혐의없음'의 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인데요.
그런데 재수사조차 6개월이 넘도록 진전이 없다가 대구MBC의 취재가 시작되자 경찰의 태도가 돌변했습니다.
보도에 권윤수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시 교육청은 한 고등학교 태권도부에 최근 해마다 3천만 원 안팎의 예산을 지원했습니다.
대회 출전비와 훈련비, 운동용품 구입비 등으로 쓰였는데, 학교장이 태권도부 감독 교사 시절 사지도 않은 물품을 산 것처럼 꾸몄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2021년 재학생의 학부모▶
"전자 발등 센서는 각자 발에 맞는 것이기 때문에 공용으로 쓸 수 없는 거고, 자기가 구매하는 것으로 (자녀가) 중학교 때부터 저는 알고 있습니다."
제보받은 한 시민단체는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교육청 자료를 확보하고 학생들 진술을 얻어 2024년 3월 학교장을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2024년 4월 사건을 넘겨받은 대구 강북경찰서는 6개월 만인 2024년 10월 혐의가 없다며 사건을 검찰로 넘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핵심 증거가 될 참고인 조사는 하나도 이뤄지지 않은 걸로 나타났습니다.
◀서세교 태권도미래창조시민연대 사무총장▶
"참고인들을 고발서에다가 명시를 했어요. 이런 사람들이 사실 확인서도 있고, 이런 자료도 있고 그렇게 했는데··· 그렇게 (조사)하지 않았더라고요."
시민단체는 불송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수사 심의를 신청했고, 대구경찰청은 재수사를 지시했습니다.
상부 기관은 일선 경찰서의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본 겁니다.
그러나 강북경찰서는 재수사 결정 6개월이 지나도록 참고인을 조사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1차 수사에서 불송치 결정을 내린 경찰관에게 사건을 다시 맡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경찰의 태도가 바뀌었습니다.
강북서는 사건을 다른 팀에 재배당하고 서장의 지휘를 받아 면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근엔 참고인도 불러 조사했습니다.
◀대구 강북경찰서 관계자▶
"수사팀을 지능팀(경제팀)으로 변경했고, 차후 서장님의 수사 지휘를 통해 신속하게 처리할 예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학교장이 자신이 태권도를 가르친 제자들이 경찰 조직에 두루 포진해 있다는 말을 자주 하고 다닌 것으로 전해져 경찰의 소극적인 수사와 연관이 있는 게 아닌지 의심을 사고 있습니다.
MBC 뉴스 권윤수입니다. (영상취재 한보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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