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구MBC NEWS 심층보도

[심층] 뜨거운 '지역의사제'···정부 "빨리 법안 준비" 의료계는 "현장 의견 반영해야"

조재한 기자 입력 2025-11-08 10:00:00 조회수 32


'지역의사제' 지방 의료 붕괴의 해법 될까?
지역의사제는 의사 인력을 수도권 쏠림을 줄이고 지역에서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지역에서 의과 교육을 받고 일정 기간 그 지역의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조건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교육·근무를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지방 중소 도시와 농산어촌은 응급·분만·외과 등 필수 의료 인력 부족이 심각합니다.

의료 인력이 근무 환경과 보상 문제로 수도권 대형 병원으로 몰리면서, 지방의 병의원은 의사 한 명을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국 4곳에서 시범 운영
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역 책임형 인력 양성 모델로 지역의사제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현재 강원·경남·전남·제주 4곳에서 시범 운영 중입니다.

전문의 취득 5년 이내 의사가 우선 대상이며, 정부는 월 400만 원의 근무수당을 지원하고 지자체는 주거·자녀 교육 등 정주 여건을 돕습니다.

하지만 제도 참여율은 기대에 못 미칩니다.

4개 지역에서 총 96명을 모집했지만 현재 참여자는 56명뿐입니다.

특히 필수 의료 8개 진료과 중 내과와 외과에 지원이 몰리고, 산부인과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근무 기간과 환수 조항, 세금 처리 등 구체적 조건이 불명확하다는 점이 참여를 망설이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정부 "공공의대·의대 신설과 함께 검토"
정부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지역의사제를 포함해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 없는 지역 신규 신설 등 세 가지 방안을 함께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속히 정부 법률안을 마련해 제도적 틀을 완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10월 30일) "제도 간의 정합성이나 역할 부분을 하는 게 필요해서 검토 시간이 걸리고 있는데요. 지역의사제나 공공의대는 법을 제정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의 수정 법률안을 마련해서 보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의료계 "의무복무는 자유 침해, 현장 목소리 들어야" 반발

의료계에서는 정부 정책에 반발이 나오고 있습니다.

의무 복무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지역 의료 인프라 개선 없이 인력만 보내는 건 ‘땜질식 처방’이라는 주장입니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10월 30일) "최근 추진되고 있는 여러 보건의료 정책 방향들을 보면, 의료 현장의 전문가 의견은 철저히 무시된 채 의료 전문성을 부정하고 특정 지역의 이익에만 매몰돼 있습니다. 그 결과 국민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의료 체계는 심각한 왜곡과 혼란에 처해 있습니다."


뜨거운 현안의 '지역의사제'···"지속 가능한 지역의료 인프라 병행돼야"
전문가들은 지역의사제가 성공하려면 단순한 인력 배치를 넘어 지속 가능한 의료 인프라와 보상 체계가 함께 구축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지방 의료는 열악한 근무 환경, 낮은 수입, 교육·연구 기회 부족, 경력 단절 우려 등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 있습니다.

따라서 지역 거점병원 중심의 의료 네트워크, 응급·분만 연계 시스템, 근무 환경 개선과 합리적 인센티브 제도가 함께 추진돼야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역의사제는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리는 정책이 아닙니다.

의사들이 지역에 남아야 할 ‘이유’를 만드는 일입니다.

정책의 의도와 현장의 현실 사이의 간극을 좁히지 못한다면, 또 하나의 실패한 제도로 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방 의료의 붕괴를 막기 위한 해법으로 주목받는 지역의사제, 지금 필요한 건 숫자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시스템입니다.

  • # 지역의사제
  • # 공공의료
  • # 지역의료
  • # 의료격차
  • # 필수의료
  • # 공공의대
  • # 의대신설

Copyright © Daeg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조재한 jojh@dgmbc.com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